펜스 부통령, 백선엽 장군 부인 노인숙 여사에 서한
“한국의 민주주의는 백선엽 장군과 같은 영웅 덕분”
“백선엽 장군이 보여준 용기와 리더십은 전설적”
앞서 광복회, 에이브럼스의 ‘영웅’ 표현 문제삼아
에이브럼스 본국 소환 서한 보냈지만, 美 정부 맞대응

(좌측)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고(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추모하는 시민 분향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고(故) 백선엽 장군의 부인 노인숙 여사에게 보낸 애도 서한/한미동맹재단

광복회가 고(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영웅’이라고 칭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본국 소환하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 요구한 데 대해 미 정부는 “백선엽은 영웅”이라고 일갈했다.

한미동맹재단은 28일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이 고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 부인 노인숙 여사에게 27일 서한을 보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명실상부한 2인자로서, 이 서한은 백 장군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셈이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7월 15일 백 장군의 대전현충원 안장식 당일 노 여사에게 위로의 뜻으로 서한을 작성했다. 서한에서 펜스 부통령은 “한국이 오늘날 자유롭고 전 세계와 활기찬 민주주의를 공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백선엽 장군 같은 ‘영웅’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국전쟁 당시 결정적인 다부동 전투에서 백 장군이 보여준 용기와 리더십은 여전히 전설과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그를 전쟁영웅 그 이상으로 존경한다”며 “우리는 그가 군인의 의무를 다한 후에도 외교관과 정치가로서 조국을 위해 계속 봉사해왔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생을 바친 진정한 애국자였다”고 적었다. 이어 “미국은 2013년 백 장군을 한국군에서의 업적뿐 아니라 한·미 동맹에 대한 공헌을 인정해 미8군 명예사령관으로 임명한 바 있다”며 “주한미군사령관이 언급한 바와 같이 백 장군은 최초의 한·미 동맹을 형성하고 오늘날의 한·미 동맹이 있을 수 있게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끝으로 “미국은 한·미 동맹의 정신과 한·미 동맹의 바탕이 된 양국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4일 광복회는 백 장군을 ‘영웅’이라고 칭한 에이브럼스 사령관을 본국으로 소환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보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서한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백선엽 칭송은 사이토 조선 총독의 이완용 칭송을 연상시킨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 같은 행태는 한·미 양국의 우호관계에 치명적”이라며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해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소환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이는 지난 11일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백 장군에 대한 애도 성명을 내면서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고 밝힌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나 미 정부가 “백 장군은 영웅”이라고 다시금 표현하면서 광복회에 맞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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