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26일 북한이 보도한 탈북민의 월북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경계태세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군이 태안 해상을 통한 중국인 밀입국 사례로 뭇매를 맞은 지 고작 두달여 만에 대북 감시태세 전반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현재 군은 북 공개 보도와 관련, 일부 인원을 특정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지 8시간여만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군은 물론 청와대와 통일부는 일제히 "확인 중"이라는 입장만 내놨다. 그러다 오후 들어서야 월북자 발생을 공식화하며 입장을 바꿨다.

월북한 탈북민은 2017년에 귀순했던 김모(24)씨로 알려졌다. 경기 김포에 거주해온 김씨는 1996년생으로 월북을 위해 경기 김포시와 강화군, 강화 교동도 일대 등을 여러 차례 사전 답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강화 교동도 일대에서 강을 이용해 월북했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김씨는 3년 전 탈북 당시에도 같은 방법으로 우리나라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강간 혐의로 한 차례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은 뒤 불구속 입건됐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 김포시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낸 여성 A씨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남자친구와 다투고서 전화 통화로 하소연을 하던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고, 함께 술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20대 탈북민이 최근 다시 월북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아직 신원 파악을 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다시 월북했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현재 이 탈북자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신원이 확인되면 확진 여부와 이분의 접촉자 등은 금방 파악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1차장은 이어 "대개 월북 사건이 나면 군이나 정부 관계기관이 모여 이 사례에 대해 종합적인 조사를 하는데 아직 방역당국에는 이분에 대한 신원이 전파되지 않았다"면서 "이 사람의 이름과 아이디(신원)를 확인할 수 있는 것만 주면 언제든 바로 (확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답변은 조만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