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공모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리 캐려 했다는 소위 ‘검언유착’ 사건
지난 18일 KBS 오보 관련해 조선일보가 KBS 기자와 ‘제3의 인물’ 간 녹취록 확보...KBS版 ‘검언유착’ 의혹 제기
‘제3의 인물’이 불러준 대로 보도한 KBS...‘제3의 인물’은 수사 정황에 밝은 사람일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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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왼쪽)과 이동재 전(前) 채널A 기자(오른쪽).(사진=연합뉴스)

이동재 전(前) 채널A기자와 한동훈 검사장(47·연수원27기)가 공모(共謀)해 이철 전(前)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말하도록 강요했다는 소위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한 KBS 보도가 외부인에 의한 ‘청부(請負) 보도’였다는 문제 제기가 있은 가운데, ‘제3의 인물’이 KBS 측에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흘린 정황을 조선일보가 확인됐다.

2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신문은 ‘검언유착’과 관련해 이동재 당시 채널A 기자와 한동훈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이 지난 2월13일 부산고검에서 나눈 대화의 녹취록 내용이라는 지난 18일 KBS 보도와 관련해 KBS 기자와 이같은 내용을 해당 KBS 기자에게 전달한 ‘제3의 인물’ 사이의 대화 녹취록을 입수했다.

이 녹취록을 신문이 분석한 결과, 신문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의 녹취록 관련 보도를 한 다음날인 지난 19일 KBS가 해당 보도 내용이 ‘오보’임을 시인(是認)하고 사과했을 당시 KBS 측이 한 “복수(複數)의 관계자들로부터 취재를 했다”는 취지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며 실제로는 ‘제3의 인물’이 말한 내용의 거의 그대로 기사화됐음을 밝혀냈다고 했다.

신문이 공개한 KBS 기자와 ‘제3의 인물’ 사이의 녹취록을 대조해 보면, “한(한동훈) 검사장은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 “총선을 앞두고 보도 시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이동재) 전 기자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등의, 유시민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다” 등의 KBS 보도 내용이 녹취록에서 각각 “한동훈이 ‘유시민 연관성 모른다’고 말한 건 극(極)초반부로, 나중에 가면 ‘취재를 독려하고 도와주겠다’고 한다”, “3말(3월 말) 4초(4월 초)로 보도 시점을 조율한 대목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어찌 됐든 야당이 승리하면 총장(윤석열)한테 힘 실리고 현(現) 정부는 레임덕이 오고…자기네들이 그럴 수 있다는 구도를 짜고 간 것”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KBS 기자와의 대화 녹취록에 등장하는 ‘제3의 인물’이 한동훈 검사장이 이동재 전 기자에게 ‘취재를 독려하고 도와주겠다’고 했다는 등의 대화 내용은 지난 21일 이동재 전 기자가 공개한 실제 대화 녹취록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들로 날조(捏造)된 내용이라는 것이 신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KBS 기자와 ‘제3의 인물’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의 대화 내용을 두고 법리 검토를 한 사실이 녹취록에서 드러난다며 “‘제3의 인물’이 검찰 수사 상황에 능통한 법조인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KBS가 특정 인물 한 명의 발언을 그대로 보도할 정도면 그 취재원이 이번 사건 수사 사정에 밝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등의 법조계 관계자들의 의견들을 소개하고 ‘KBS판(版)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연대 서명’에 참여한 105명의 KBS 직원들은 지난 23일 이동재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의 발언 내용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의 녹취록 내용을 왜곡해 전해주고 리포트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역할을 한 외부 인물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KBS 취재진이 아닌 제3의 인물들끼리 나눈 대화 녹취록을 넘겨받아 기사를 작성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하 조선일보가 공개한 KBS 기자 녹취록 전문(全文).

제3의 인물 이동재-한동훈 녹취록 보면 한동훈이 그런 말을 해, ‘한번 취재해봐 적극 돕겠다’ 이게 뒷부분에 나와. 부산 가서 얘기한거. 조선이 앞부분만 보도했잖아? ‘나는 관심없다’,'유시민 연관성도 모른다' 이건 진짜 극초반부고 나중에 가면 취재를 독려하고 도와주겠다고 한다고. 강요 미수 공범 가능성이 높은거지. 또 3말 4초로 보도 시점을 조율한 대목도 있어. 한동훈하고 이동재가. 왜 조율하겠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너무 명백하잖아.

KBS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

제3의 인물 거기까지는 가기가 쉽지 않아. 공모해서 짠 거는 맞다고 볼 수 있는 거고.

KBS 기자 유시민 이름을 한동훈 검사장이 언급한 내용이 있다던데?

제3의 인물 뭐 그거는 이제 상상에 맡겨야지. 그것까지는 워딩이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 그니까 그런 뉘앙스는 있지만은 정확하게 그 워딩이 있는지는.

KBS 기자 한 검사장이 이동재 기자한테 ‘열심히 해봐’ 정도가 아니잖아?

제3의 인물 그래 아니지. 그랬으면 여기까지 안 가지. 그렇게 했음 이동재도 구속 안 됐어. 주로 큰 게 부산고검 만난 날 발언. 한(한동훈)/이(이동재)/백(채널A 백모 기자) 셋이 있던 자리. 한동훈이 (보도)시점을 정확히는 언급 안 해. 거기도 많이 조심했어.

KBS 기자 근데 흐름을 보면 이동재는 그렇게 정확히 말하고 한동훈도 동의

제3의 인물 이번 총선에서 어찌됐든 야당이 승리하면 총장한테 힘 실리고 현 정부는 레임덕이 오고, 자기네들이 그럴 수 있다, 요 구도를 짜고 간 거야. 그래서 안 좋게 보이는 거야. 언론 권력과 검찰 권력이 짜고 일반 민심을 한쪽으로 오도 시켜서 판세를 뒤집으려고 한 거거든. 일반 강요미수가 아니야. 전체 맥락을 보면.

※한동훈이 유시민에 대한 얘기를 해. 유시민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니 유시민에 대한 수사는 정치 수사가 아니지 않느냐. 총선 전에 유시민 수사를 하더라도 정치적 표적 수사 논란이 아닐 수 있다는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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