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한 달로 줄고 핵항모 등 美전략무기 참가하지 않을 듯

한미연합훈련 참가한 미 핵항모들: 2017년 11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12일 동해상의 한국작전구역(KTO)에 모두 진입해 우리 해군 함정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 참가한 미 핵항모들: 2017년 11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12일 동해상의 한국작전구역(KTO)에 모두 진입해 우리 해군 함정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국방부는 한미 연합훈련의 시행일정을 다음 주 중에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연합훈련은 기간이 예년에 비해 반으로 줄어들고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무기도 참가하지 않는 등 대폭 축소돼 역대 최소 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국방 당국은 평창올림픽 이후로 연기된 연합훈련의 시행 일정을 이미 확정했으며, 오는 19∼20일께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한·미 연합훈련에는 B-1B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항공모함, 핵 잠수함 등 미국의 전략 자산이 참여하지 않는다. 또 전면전을 가정한 지휘소 연습(CPX)인 키리졸브 연습은 4월 23일 시작해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전에 끝낼 예정이다. 당초 연습 기간은 5월 3일까지 11일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1주일 정도로 줄어드는 셈이다. 한국군 참가병력 역시 약 20만 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다소 축소된다. 실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의 기간은 예년 두달에서 올해는 한 달 가량으로 2분의 1로 단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연습에는 유사 시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비롯한 핵심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내용의 ‘작전계획 5015’가 배제됐다. 키리졸브 연습 기간 축소로 전반부 북한의 공격을 가정한 방어 훈련은 실시되지만, 후반부 한·미 연합군의 반격을 가정한 공격 훈련이 대폭 축소되거나 제외돼 ‘방어’ 위주로 실시될 예정이다. 작계 5015에는 선제타격 개념인 킬체인(Kill Chain)과 북한 핵심시설 700여 곳을 정밀타격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이 포함됐으나 이번 연습에서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지휘소연습인 키리졸브연습은 내달 중순부터 2주간 일정으로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공격에 대한 반격작전뿐 아니라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정밀타격하는 시뮬레이션 연습은 예년과 동일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군의 한 관계자는 "키리졸브 연습의 규모와 시행 계획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미 연합훈련 내용과 기간 등이 대폭 축소된 것은 최근 남북 대화 국면을 고려한 우리 정부 요청을 미국이 수용한 것이다. 앞서 지난 8일 송영무 국방장관은 한국 국방부를 방문한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사령관에게 “미국 확장 억제전력(전략자산)이라든지 원자력 잠수함 같은 것을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편 미군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에 대비해 지난해 말부터 한반도 유사 시 일본 자위대와 미·일 연합훈련인 작계 5055를 통한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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