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호황인 가운데 ‘나홀로’ 불황에 빠진 대한민국에서 그나마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을 분석한 보고서가 연거푸 등장했다. 잘나가는 반도체 산업의 부정적 측면을 조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과 국내 경제 간 상관관계가 커지면서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고 반도체 호황의 영향이 기업 규모별로 편차가 크다.

산업은행 미래전략개발부는 16일 '반도체 수출 편중화에 따른 국내 경제 영향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제와 세계 반도체 시장간 상관계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와 세계 반도체 시장간 상관계수는 1997∼2008년 0.46에서 2009∼2017년에 0.82로 200% 가까이 올랐다. 상관계수는 -1부터 1까지 값을 가지고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산은은 변동성이 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국내 경제가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위험 요소를 분산하기 위해서 산업 구조조정과 신산업 육성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경제는 수출을 통해 지탱되고 있는 상황이고 수출품목 중에서는 반도체 비중이 앞도적이기에 세계 반도체 시장과 우리나라의 경기변동 사이의 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수출품목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9.0%에서 지난해 16.1%로 확대됐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현재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변동성이 매우 커 우리 경제의 안정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거래액이 1% 변동할 때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0.09%포인트(p)가량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도 이날 '반도체 산업 호황의 그림자'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반도체 기업간 편차를 설명했다. 

221개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5.6%나 됐지만 이들 두 기업을 제외하고 매출액 증가율은 15%에 그쳤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3.3%, 나머지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최대 4%에 불과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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