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연루 의혹 관련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47·사법연수원 27기)과 공모를 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한지 하루만에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KBS "전 채널A기자-한동훈 검사장 공모" 주장

KBS는 지난 18일 '뉴스9'에서 "전 채널A 기자 이동재 씨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검사장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한 정황이 KBS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날 정연욱, 박지원 앵커는 클로징을 통해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정황, 오늘 자세히 전해드렸다"며 "언론의 자유를 특권으로 오해한적은 없는지, 언론 소비자들은 언론인들에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검사장 측 "완전한 허구이며 창작에 불과"...前채널A 기자 측 "사실과 달라" 녹취록 공개 

해당 기사가 보도되자 한동훈 검사장과 이 동재 전 기자는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반박했다.

한동훈 검사장 측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KBS의 위 보도는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대화가 있었던 것처럼 꾸며낸 완전한 허구이며 창작에 불과하고, 보도시점이나 내용도 너무나 악의적이며 보도 전 저희에게 확인을 받은 바도 없었다"며 "당사자 확인없이 누구로부터 듣고 위와 같은 허위보도를 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검사장 측은 측은"해당 기자 등 허위보도 관련자와 허위 수사정부 등을 KBS에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 위 기사를 악의적으로 유포한 사람들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엄중히 수사해달라고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고 했다.

이동재 전 기자 측에서는 한 검사장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KBS의 보도를 반박했다. 이 전 기자 측은 “(KBS 보도는)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이 기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정정보도를 요청드린다. 내일 오전까지 해당 기사를 정정하고 해당 기사를 퍼나른 SNS 글을 삭제한다면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KBS 보도 하루만에 '오보 인정'..."확인되지 않은 사실 단정적으로 표현" 사과

그러자 KBS는 보도 다음날인 19일 녹취록을 공개하며 "저희 KBS 취재진은 다양한 취재원들을 상대로 한 취재를 종합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지만,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KBS는 "저희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진실보도를 추구하고 있다"며 "정파적 이해관계에 좌우돼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하거나, ​인과관계를 왜곡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취재진의 공통된 믿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취재 과정에서, 또 보도 내용 가운데, 불가피한 실수가 발견될 경우, 시청자 여러분께 가감없이 공개하고 양해를 구하겠다"고 전했다.

전날 "언론의 자유를 특권으로 오해한적은 없는지, 언론 소비자들은 언론인들에 묻고 있다"고 강조하던 KBS가 하루만에 '불가피한 실수'라며 '양해를 구한다'는 것이다.

●진중권 "MBC 왜곡보도 재탕"...정규재 "추미애가 물러나야"...KBS노조 "정체불명 녹취가 무리하게 보도된 배경 밝혀라"...KBS공영노조 "소설 썼나, 정권 나팔수였나"

한편 KBS의 보도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MBC의 뒤를 이어 이번엔 KBS가 나섰다"며 "이미 제가 '공작정치, 세상을 날조하다'에 썼던 거랑 하나도 다름 없다. 날조된 시나리오는 지모씨-최강욱-황희석이 짰다는 "작전"의 시나리오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MBC 왜곡보도의 재탕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근데 이 놈의 정권은 허위, 날조, 왜곡, 공작 없이는 유지가 안 되나 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녹취록을 기정사실로 보고 장관 지휘권을 행사한 추미애 법무장관도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KBS 사과 소동은 온 나라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전제로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조그만 방증이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이와관련 "추미애의 장관의 지휘권이 잘못된 녹취록 주장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장관 지휘권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잘못된 지휘권을 행사한 추미애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의 오보에 사내 노조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KBS노동조합(1노조)은 "KBS 양승동 사장과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다수의 누군가’로부터 입수했다는 녹취에 대한 정체를 밝히고, 전문을 입수했는지, 직접 취재한 부분이 어 떤 부분인지, 확인 없이 받아쓴 것이 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들은 "불투명하고 악의적인 대화 녹취 보도참사"라며 원포인트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KBS공영노조(3노조)는 "문재인 정권은 지금 추미애 법무장관을 앞세워 윤석열 검찰총장 죽이기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보도가 를 통해 방송됐다"며 "KBS 보도본부는 소설을 쓴 것인가? 정권의 프로파겐다 스피커로 셀프 전락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종명 보도본부장과 엄경철 국장은 즉각 진상을 파악하고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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