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함께 한 세력이라고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판결까지 기다리자는 것은 내로남불식 태도"
"대통령도 국회도, 지방 권력도 민주당이 차지...책임을 더 이상 미룰 곳도, 탓할 곳도 없어졌다"
"30대 여성층 민주당 이탈...박 전 시장 피해 호소자 문제라든가, 사자명예훼손 아니냐는 태도 보이니 당 떠나게 된 것"
"내년 보궐선거 공천? 새 지도부 구성되면 어떤 게 내로남불 안 하는 것인지 논의"...사실상 무공천 입장 밝혀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선의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8·29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과 함께 한 세력이라고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판결까지 기다리자는 것은 내로남불식 태도"라고 당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최근 민주당 지도부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인 전직 비서를 '피해 호소인'이라 부르는 등 이중적 태도를 견지한 걸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 총선, 민주당은 180석이라는 큰 의석을 얻으며 성공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큰 의석을 주신 것은 민주당이 전체적으로 잘해서였는지는 의문이다. 야당이 못해서였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이제 대통령도 국회도, 지방 권력도 민주당이 차지했다. 책임을 더 이상 미룰 곳도, 탓할 곳도 없어졌다"며 "대통령 지지도는 총선 3개월만에 부정평가가 앞섰고,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도는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인천국제공항 사태에 대한 청년층의 분노에 대해 '조중동류의 가짜뉴스 때문'이라거나, 부동산 문제 특히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의 다주택소유에 대한 당의 대처,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고발사건에 대한 당의 모호한 태도 등이 원인이었다"고 당 지지도 하락세의 원인을 꼽았다.

또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가장 중요한 원칙이지만, 문제는 민주당이 여태까지 민주당과 반대되는 사람들, 민주당을 반대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행동해왔는가. 사법적 판단을 기다리자고 했었나 보면 아주 많은 사건들에서 그렇게 얘기 안 했다"며 "30대 여성층이 민주당을 이탈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런 내로남불식 태도가 박 전 시장의 피해 호소자 문제라든가, 사자명예훼손 아니냐는 태도를 보이니 당을 떠나게 된 것 아닌가 한다. 그런 태도를 갖고 있으면 당이 계속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내년 4·7 보궐선거의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공천과 관련해선 "그 문제는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고,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어떤 게 공정하고 내로남불 안 하는 것인지 논의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무공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끝으로 "무능이 아닌 유능, 태만이 아닌 성실, 혼란이 아닌 정제.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민주당의 모습"이라며 "저는 거기에 하나만 더 하겠다. 저성장시대 컵밥과 높은 등록금, 고시원, 그 속에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종종걸음을 걷는 우리 청년들에게 불공정이 아닌 공정의 가치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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