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이 맡긴 공적 책임을 사적 일탈 끝에 죽음으로 회피하는 것은 시민이 기대한 정치인의 모습 아냐"
"자살한 정치인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문화가 자살 부추길 수 있어...어쩌면 우리 모두 그런 문화의 공범일 수도"
"자살이 공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과는 지나치게 축소하는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

원희룡 제주지사(左),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左),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는 16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전직 여비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자살을 금기시해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책임과 비난의 두려움을 자살로 벗어나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을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원순 시장의 죽음은 여러 인연이 있는 저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애도와 추모의 시간을 거쳐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뭐라고 말해야 할 지 고민하고 고민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원 지사는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사회 정치인들의 이런 죽음은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되고, 미화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라며 "서울 시민이 맡긴 공적 책임을 사적 일탈 끝에 죽음으로 회피하는 것은 시민이 기대한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자살한 정치인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문화가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 그런 문화의 공범일 수 있다"며 "함께 져야할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죽음으로 속죄하라며 내몰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원 지사는 "과가 공을 다 지울 수 없듯이 죽음이 과를 다 덮을 수 없다"며 "자살로 책임을 회피하는 문화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했다.

원 지사는 끝으로 "자살이 공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과는 지나치게 축소하는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며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애도하지만 우리가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가져야하는 이유"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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