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금지' 요청에 영국도 동참...화웨이측은 "통신비 증가할 것" 유감 표명
폼페이오 "영국 정부 결정에 환영"..."SK·KT는 깨끗한 통신사" 한국 압박하기도

영국정부가 5세대(5G) 통신망 사업에서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2027년까지 배제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주요외신들에 따르면 영국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화웨이 제품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5월 미국이 추가로 내린 화웨이 규제가 이번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며 "화웨이의 공급망 불안, 시큐리티의 안전성 보장 난항으로 이를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5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2023년까지 영국 인프라 구축사업에 중국이 관여할 여지를 ‘제로(0)’ 수준으로 축소하는 계획을 세우라고 각 부처에 지시한 바 있다.

특히 영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의약용품을 비롯해 전략 물자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프로젝트 디펜드'를 실행 중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을 상대로 지난 2월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가 수집한 정보에 접근을 제한하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미국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동맹국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화웨이 전면 배제' 결정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중국 기업들은 영국에서 투자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은 필요한 모든 수단으로 중국 기업의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 모든 결정과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며 보복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화웨이 영국법인의 에드워드 브루스터 대변인도 이날 "영국의 모든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나쁜 소식"이라며 "영국의 디지털 격차가 심화되고 통신비가 증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영국의 올해 1분기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35.7%로 1위다. 그 뒤를 이어 에릭슨(24.8%), 노키아(15.8%) 순이며, 삼성전자는 13.2%의 점유율로 4위에 위치해있다.

이처럼 영국이 희생을 감수하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조한 것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한 '공급 차질'이라는 현실적인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최근 미국 정부의 조치로 대만 TSMC로부터 반도체 위탁 생산을 할 수 없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영국이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한 결정은 5G 시대 대서양 연안국의 안보를 비롯해 시민들의 개인정보, 국가 안보, 나아가 자유 세계 가치를 보호하는 일"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성명을 통해서도 "세계적으로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폴란드, 루마니아, 스웨덴 등은 미래의 통신망에 화웨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인도의 지오, 호주의 텔스트라, 한국의 SK와 KT, 일본의 NTT와 같은 깨끗한 통신사들과 다른 업체들도 역시 그들의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5G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국가 안보, 경제 안보, 개인 정보, 지적 재산권, 그리고 인권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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