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습남침 막아낸 구국의 영웅으로 평가
유족, 군 원로, 역대 참모총장 등 안장식 참석
해리스 대사 및 에이브럼스 사령관 등 조문
다부동 포함 격전지 8곳의 흙, 허토에 쓰여
수의는 전쟁 당시 입었던 복장...고인의 뜻
야권서 신원식·하태경 의원 참석...명복 빌어
여권 지도부 포함 전원 불참

고(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안장식이 15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됐다. 안장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서욱 육군참모총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역대 참모총장들, 군 원로들로 구성된 성우회 및 일반 참배객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2020.07.15/사진=안덕관 기자

6·25 전쟁 영웅이자 국군 창군 주역인 고(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안장식이 15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됐다. 고인은 북한 김일성의 기습남침으로 초래된 6·25 전투에서 백척간두의 조국을 구한 영웅으로 평가받는다.

백 장군의 안장식은 이날 오전 11시30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제2장군묘역에서 이뤄졌다. 이날 안장식은 간헐적으로 내리는 빗속에서 유가족을 비롯해 서욱 육군참모총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역대 참모총장들, 군 원로들로 구성된 성우회 및 일반 참배객 등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엄숙히 진행됐다.

군악대의 연주가 빗속에서 울리는 가운데 육군 의장대원 등이 위패와 영정, 고인이 생전에 받았던 태극무공훈장과 미국 은성훈장, 태극기로 감싼 백 장군의 관을 들고 묘역으로 들어왔다.

이날 추도사를 맡은 김판규 예비역 대장(육균 제35대 육군참모총장)은 “구국의 영웅이신 백선엽 장군님을 오늘 영원히 떠나보내야 하니 슬픈 마음 가눌 길 없습니다”라며 “70년 전 북조선에 의한 기습남침은 자칫 한국의 공산화 과정이 될 뻔했지만, 장군님은 항상 최전선에 앞장서서 온몸으로 부대를 이끌며 위기마다 대한민국을 구해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군님은 평생을 다 바쳐 오직 국가와 군의 발전 그리고 한미동맹 강화에 혼신의 힘을 다해 대한민국 안보체제의 굳건한 초석을 다져놓으셨습니다”라며 “저희 군 후배들과 애국민들은 장군님의 평소 가르침을 교훈으로 삼아 두고두고 이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고 했지만, 국가 영웅 백전노장은 죽지도 살아지지도 않습니다”라며 “다만 남아 있는 자들의 기억 속에 뚜렷이 존재할 뿐”이라고 삼가 조의를 표했다.

노인숙 여사가 남편 고 백선엽 장군의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2020.07.15/사진=안덕관 기자
합참차장(중장) 출신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안장식에 참석해 조문하고 있다.2020.07.15/사진=안덕관 기자

이어지는 헌화 및 분향에선 백 장군의 아내 노인숙 여사가 먼저 백 장군의 영정을 조문했다. 영정 앞에 국화를 내려놓은 노 여사는 조용히 묵념했다. 다음으로 유가족이 노 여사의 뒤를 이었고, 서 참모총장과 해리스 대사, 에이브럼스 사령관 순으로 백 장관을 조문했다. 정부를 대표해선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참석했다. 아직까지 청와대는 애도 성명 한 줄 언급한 바 없다. 정치인으로는 합참차장(중장) 출신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백 장군에게 예를 표했다. 여당 의원은 불참했다.

묘역에는 백 장군이 생전에 꼽았던 6·25전쟁 당시 격전지의 흙이 뿌려졌다. “내가 앞장선다.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는 돌격 외침이 나온 다부동 전투 지역을 포함해 총 8개 지역의 흙이다. 이는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것으로, 수의 또한 6·25 전쟁 당시 입었던 전투복과 같은 모양으로 마련됐다. 참전 용사들과 육군 장병 등 8명은 백 장군의 묘역에 흙을 덮으며 그 넋을 기렸다.

폐식사는 서욱 육군참모총장이 진행했다. 서 참모총장은 “장군님은 눈을 감으시는 순간까지도 우리나라의 발전을 기원하셨습니다”라며 “일생을 짊어졌던 강한 군을 만들어 위대한 대한민국의 지켰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목숨 걸고 지켜내신 이 나라 8곳의 흙이 장군님과 영원히 함께할 것이며 사랑하는 전우들이 있는 곳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계실 것이다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끝으로 “무거운 짐 이제 후배들에게 내려놓으시고 평화롭게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명복을 빌었다.

대전=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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