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5일 '철면피성의 극치'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있지도 않는 우리의 인권문제를 계속 확대시키며 악의에 차서 헐뜯고 있다"고 미국을 겨냥해 비난했다. 그러나 북한측의 비난이 정말 ‘철면피’라는 조소어린 비판도 제기된다.

노동신문은 오히려 "수십년 동안이나 우리의 국권을 핵으로 유린하려들고 끈질긴 제재와 봉쇄로 우리 인민들의 생존권을 엄중히 위협하고 있는 미국이 그 누구의 '인권상황'에 대해 '우려'한다며 요설을 늘어놓는 것이야말로 언어도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인종차별, 파키스탄에 대한 무인기 공격 등을 언급하며 "세계최악의 인권유린국, 인권말살국은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맹비난했다.
 

신문은 오히려 북한이 ‘사람’을 귀히 여기는 사회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신문은 "우리의 사회주의는 사람을 귀중히 여기는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이고, 인간의 모든 권리를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해주는 것이 국책으로 되고 있는 곳"이라고 선전했다.

반면 탈북민을 겨냥하며 "(미국은) 조국과 인민 앞에 죄를 저지르고 도망간 인간쓰레기들을 청문회장에 끌고 다니며 심각한 인권문제가 있는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다"며 "미국이야말로 지배주의 야망 실현을 위해 살육행위도 서슴지 않는 인권유린의 왕초"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같은 비난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UNHRC) 회의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되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케이트 길모어 유엔 인권최고부대표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유린의 책임 규명과 처벌 작업은 북한에서 자행된 인권 유린에 책임을 묻는 역사적 기회’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평화를 위해 큰 결단을 내릴 것같은 모습을 대외적으로 선전하면서도, 실상 노동당 기관지 등 북한 매체에서는 미국을 견제하고 비난하는 기존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앞서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전날 '긴장 격화를 노린 비열한 망동'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최근 미국이 해운·무역회사, 선박 등 56개 대상에 제재를 가한 것을 거론하며 "미국은 최근의 반공화국 제재 강화를 통하여 정세 역전이라는 음흉한 목적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14일에는 한미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의를 비난하며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폈고, 13일에도 "신성한 인권이 일부 세력들의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되고 있다"고 인권 비판에 반발하는 등 대미 공세를 재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인권문제와 주한 미군 철수 문제를 꺼내 든 것은 향후 미국과의 대화나 협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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