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전쟁 영웅 죽음엔 침묵...성추행 의혹 불거진 서울시장 죽음엔 가슴 절절한 애도
일반 상식으로 이해 가능? 남은 2년여 동안 위선 벗어던지지 못하면 남는 건 파멸뿐
대한민국 국민들은 계속된 위선에 속을 정도로 멍청하지 않다

심민현 펜앤드마이크 기자
심민현 펜앤드마이크 기자

6·25 전쟁의 영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향년 100세를 일기로 지난 10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낙동강 전선 다부동 전투에서 "내가 앞장설 테니,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고 말하며 인민군이 점령한 고지로 뛰어올라갔고 전세를 뒤집었다. 대다수 관련 전문가들은 이 전투에서 백선엽 장군의 목숨을 건 헌신이 없었으면 지금의 자유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 장군의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이 백 장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백 장군의 죽음 하루 전인 9일 또 다른 죽음이 있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를 자처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이 북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까지 활발한 시정 활동을 펼쳤던 박원순 시장의 자살 동기에 대해선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진 건 없지만, 전직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피소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된 후 심리적으로 급격히 무너져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취임 후 '성평등도서관'을 열고 '젠더특보'를 신설할 정도로 여성 인권 향상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충격은 더할 나위 없이 큰 상황이다.

백 장군과 박 시장의 죽음. 두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어떠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떠났는지 와는 무관하게 죽음은 언제나 슬픈 것이고, 기자 역시 백 장군과 박 시장의 죽음 모두를 애도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두 죽음을 전혀 다르게 인식하는 것 같다. 전직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피소 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 시장의 죽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박 시장은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온 분"이라며 "너무 충격적"이라고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빈소를 찾아 "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 온 오랜 친구"라며 "친구가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이해찬 대표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 차원 대응을 물은 기자에게 "후레자식"이라고 막말을 퍼부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한술 더 떠 "참여정부 출범 때부터 뵀었고, 맑은 분이었기 때문에 세상을 하직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든다"고 울먹였다.

반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백 장군의 죽음에 대해선 애도하긴커녕 역사적으로 100% 확인되지 않은 소위 친일파 논란을 들먹이며 고인을 능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백 장군 빈소에 조화만 보낸 채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고, 민주당은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며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전직 비서를 성추행 했을 가능성이 있는 박 시장에 대해선 '민주화 운동 친구' '맑은 분' 등을 운운하며 가슴 절절한 애도의 메시지를 보낸 것과 비교해봤을 때 현재의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6·25 전쟁 영웅 백 장군에 대한 문 정권의 푸대접은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변 이후 국민들이 우파를 외면하고 문재인 좌파 정권에 절대적인 힘을 실어주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다만 문 정권이 이번 백선엽 장군과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전혀 다르게 인식하는 것처럼 문 대통령 취임 이후 3년 2개월가량의 시간 동안 민주당을 위시한 좌파 세력은 수많은 위선적 태도를 견지해 왔다. '우리는 무조건 옳고, 상대는 무조건 그르다'는 식의 태도 말이다. 세상에 영원한 권력은 없다. 문재인 정권이 남은 2년여 동안 위선을 벗어던지지 못하면 남는 건 파멸뿐일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계속된 위선에 속을 정도로 멍청하지 않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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