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이래 박물관으로 사용돼 온 ‘아야 소피아’...터키 대통령 “이슬람 사원으로 용도 변경하겠다” 발표
537년 건설된 ‘아야 소피아’, 성당 → 모스크(이슬람 사원) → 박물관 순(順)으로 개조돼 와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아야 소피아’의 지위 재검토 나서겠다”...美, 希도 강력 반발

터키의 옛 수도 이스탄불에 위치한 아야 소피아의 전경.(사진=로이터)
터키의 옛 수도 이스탄불에 위치한 ‘아야 소피아’의 전경.(사진=로이터)

지난 1935년 이래 박물관으로 개조돼 사용돼 온 ‘아야 소피아’에 대해 터키 법원이 박물관으로의 전용(轉用)을 무효화한다고 했다. 이에 유네스코 등 국제 사회는 유감의 뜻을 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터키 현지시간) ‘아야 소피아’를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되돌리겠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고 나섰다.

‘아야 소피아’는 로마제국의 두 번째 수도로 기능한 콘스탄티노플(現 이스탄불)에 동로마제국(또는 비잔틴제국) 시절인 537년 ‘소피아 대성당’이라는 명칭으로 건설돼 정교회(正敎會) 성당으로 기능했다. 그러다가 오스만제국(現 터키)이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한 1453년 이후 1931년까지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돼 오다가 지난 1935년 정교분리(政敎分離) 원칙에 따라 그 용도가 박물관으로 변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터키 법원은 ‘박물관 전용(轉用)은 무효’라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80여년 간 ‘다양한 종교와 문화 공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온 ‘아야 소피아’의 용도를 변경하겠다고 나선 까닭과 관련해서는 무슬림(이슬람을 믿는 사람들) 비중이 높은 터키에서 최근 ‘아야 소피아’를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되돌려 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경기 악화 상황에서 국민 표(票)를 의식한 터키 정치계가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터키 대통령이 ‘아야 소피아’의 용도 변경 방침을 밝히고 나선 데 대해 국제 사회는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우선 국민 대다수가 정교회 신자인 그리스가 반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아야 소피아’의 용도 변경에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특히 프랑스 문화부 장관 출신으로 지난 2017년 부임한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아야 소피아’는 수 세기에 걸쳐 유럽과 아시아가 교차해 온 이 지역의 역사를 전하는 건축물”이라며 “이 건축물에 부여된 ‘박물관’이라는 위치는 그 보편적인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아야 소피아’를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하겠다는 터키 정부의 방침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아줄라 사무총장은 “터키 정부는 (모스크로의 개조가) ‘아야 소피아’의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끼지 않음을 보증해야 할 것”이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는 해당 박물관과 관련해 세계문화유산위원회의 차기 회합에서 ‘아야 소피아’의 지위를 재검토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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