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올라온 서울특별시葬 반대 청원 35만건 돌파
하태경 "이번은 사안 달라...피해자가 느낄 압박감・중압감은 누가 보상하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사진=연합뉴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사진=연합뉴스)

성추행 혐의로 피소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5일짜리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른다는 데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35만 건을 돌파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입장이 나왔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10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슬픔과 진실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국가장은 그 법의 취지에 따라 국민적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했을 때 치러지지만 이번은 사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올라온 5일 특별시장 반대 청원에는 현재까지 35만 건의 동의가 쌓여있다. 청원인은 박 시장의 죽음에 성추행 피소가 연관이 깊다는 식으로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되었지만 그렇다고 그게 떳떳한 죽음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나”라며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하나”라 지적했다. 박 시장의 장례에 혈세가 투입되는 서울특별시장이 들어가는 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었

하 의원도 “의혹에 대한 명확한 진실 규명이 안 된 상태에서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른다면 피해자가 느낄 압박감과 중압감은 누가 보상하나”라며 “(이는) 정부 여당이 줄곧 주장했던 피해자 중심주의에도 한참 어긋나는 일”이라 지적했다.

장례 절차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하 의원은 “서울시가 법적 근거로 설명한 ‘정부의전편람’에는 이 같은 장례식을 치르려면 행정자치부 장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친 다음 서울시가 요청해 대통령의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하다고 돼 있다”며 “이런 절차를 서울시가 다 마쳤다면 이 논란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대통령께서 장례를 허가해 주셨다는 뜻인가”라 물었다. 하 의원 말대로 5일짜리 서울특별시장은 유래가 없는 일이다.

하 의원은 “서울시가 아무런 배경 설명도 없이, 국민적 공감대를 모을 겨를도 없이 일사천리로 장례를 결정한 것은 그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법적 근거도 없는 장례식 대신 피해자가 몇명인지, 피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2차 가해를 막을 방법이 뭔지부터 먼저 발표해달라”라고도 촉구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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