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파 진영,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 간 예비 선거 실시
후보 난립 막고 親中 정당에 대해 경쟁력 확보...친중파 인사들 “‘홍콩 보안법’ 위반 가능성 있어” 경고

반중(反中) 성향의 홍콩 민주파(民主派) 진영이 오는 9월로 예정된 홍콩 입법회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 선거를 실시하고 친중(親中) 진영에 대항할 후보들을 선출할 방침을 밝혔다.

홍콩 현지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 간 홍콩 내 250개소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오는 9월 실시 예정인 홍콩 입법회 선거에 출마할 민주파 진영의 후보들을 선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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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 모인 홍콩 시민들의 모습. 한 남성이 ‘홍콩 독립’이라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사진=로이터)

지난해 11월 구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홍콩의 범(汎) 민주파 진영은 올해 입법회 선거에서 전체 70석 가운데 과반은 점한다는 ‘35-플러스 캠페인’을 전개, 이번 예비 선거를 거쳐 후보 단일화를 함으로써 홍콩 내 친중파(親中派) 정당들에 대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민주파 진영은 이 과정을 통해 50여명의 후보를 30여명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만일 올해 입법회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한다면 홍콩 정부의 재정예산안을 부결시켜 홍콩 정부의 행정 기능을 정지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보안법’(정식 명칭 ‘국가안전유지법’)이 시행에 즈음해 홍콩을 탈출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 조슈아 웡(黃之鋒)은 여전히 홍콩에 남아 예비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에릭 창(曾國衛) 홍콩 정치체제·내륙사무장관은 9일 ‘중앙정부나 홍콩 정부의 업무나 기능을 심각하게 방해하거나 지장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한 ‘홍콩 보안법’ 제22조를 들어 “민주파의 예비 선거 추진 행위는 홍콩 선거법과 ‘홍콩 보안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테레사 청 홍콩 법무부 장관은 ‘홍콩 보안법’을 위반한 이는 피선거권을 영원히 박탈될 수 있다는 식의 협박성 메시지를 내놨다.

하지만 민주파 진영의 예비 선거를 주도하고 있는 베니 타이(戴耀廷) 홍콩대학 준교수는 9일 논평을 통해 “우리가 제기하는 어떤 주장도 불법이 아니”라며 “‘35-플러스 캠페인’의 목적은 입법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이며, 정부 예산안 거부는 ‘홍콩 기본법’이 부여한 정당한 권한”이라며 ‘홍콩 보안법’ 위반을 운운한 친중 인사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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