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비서 출신 A씨, 지난 8일 조사 마친 뒤 사직해 정신과 상담...고소 자체는 朴 사망으로 종결
대표적 '대깨문'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A씨 상대 신상털기...與에 잇달아 나온 미투 폭로가 '보수 공격' 억측도

박 시장의 시신을 운구한 구급차가 서울대병원 응급센터 앞에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시장의 시신을 운구한 구급차가 서울대병원 응급센터 앞에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직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뒤 숨진 채로 발견된 가운데, 성추행 혐의를 당했다고 고소한 피해자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깨문 사이트에선 이 피해자에 ‘신상털기’까지 나서 2차가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박 시장이 사망한 채 발견됨에 따라, 지난 8일 전직 시청 비서 출신 A씨가 고소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됐다. 

A씨는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사건 고소장을 접수하고 변호인과 함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본인 외에도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 ‘박 시장이 두려워 아무도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비서 일을 시작하면서 성추행이 이어졌다’는 진술과 함께 텔레그램으로 대화한 내용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투'와 관련한 사례가 있던 만큼, 박 시장의 행보에도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최근 사직한 후 정신과 상담 등을 받던 중 엄중한 법의 심판과 사회적 보호를 받는 것이 치료와 회복을 위해 선결돼야 한다고 판단해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받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8일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게 해당 사안을 긴급 보고했다고 한다.

'대깨문'을 자처하는 친문(親文) 시민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깨문'을 자처하는 친문(親文) 시민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것과는 달리 ‘신상털기’에 나선 집단도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친문(親文) 커뮤니티인 ‘딴지일보’에서는 박 시장 사망이 알려진 이날 A씨의 신상정보를 찾자며 색출작업에 나선 게시물이 여럿 올라왔다. 특히 ‘2017년 비서실엔 총 17명이 근무. 이제 고지가 보인다’는 글에는 “서울시청에 공개되어있는 열람 가능한 자료를 뒤져보니 비서실엔 원래 18명이지만 2017년 하반기엔 17명이 근무했고, 일반직이 5명이 별정직이 12명 근무”라며 “남자분 제외하면 몇분 안남네요.. 그리고 2019년 사직했다고했으니까.. 곧 찾겠네요!”라는 내용이 있다. 

응원 댓글이 이어진 가운데 한 네티즌이 ‘2차 가해’라는 지적을 남기자 “쟤가 미투했어~ 외치는 사람이 이미 가해자”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어떻게 단정하느냐”라는 등 박 시장을 옹호하는 반박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총수’로 있는 딴지일보는 과거 세월호 사고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등 각종 사회적 사안들에 음모론을 제기해온 전력이 있다. 이날 올라온 다른 글엔 박 시장을 포함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에 터져나온 성추문이 ‘보수 진영의 공세’라는 억측도 있었다. 국내 ‘미투운동’은 여권에서 시작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지만 의견을 남긴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 지지) 네티즌들은 “증거없는 미투죄는 무고로 처벌해야 한다”는 등 주장을 내놨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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