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기념비 바로 옆에 朴 전 대통령 쓴 문장 새겨진 준공기념탑 있어"

1969년 12월 부산-대구 간 고속도로 개통식에서 축하의 샴페인을 뿌리고 있는 박정희 대통령.
1969년 12월 부산-대구 간 고속도로 개통식에서 축하의 샴페인을 뿌리고 있는 박정희 대통령.

국토교통부가 경부고속도로 개통50주년을 기념해 만든 기념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 지난달 30일 세워진 경부고속도로 기념비 2개엔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이 빠져있다. 기념비 2개 중 왼쪽 것엔 김현미 국토부 장관 명의로 "본 고속도로는 5000년 우리 역사에 유례없는 대토목공사이며,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 되고 국가발전과 국민생활의 질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국민정신 고취에 크게 기여했다"는 내용이 적혔다. 오른쪽 기념비엔 발주처였던 건설부 관계자와 시공 업체 직원 등 531명의 명단이 적혀 있다. 그런데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주도한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은 누락돼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 대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름이 들어간 채 설치된 경부고속도로 준공 50주년 기념비.(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 대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름이 들어간 채 설치된 경부고속도로 준공 50주년 기념비.(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이 기념비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주역들이 모인 '7·7회'에서 제작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요즘 개통된 고속도로는 건설 공사 참여자의 이름이 적힌 기념비가 있는데, 경부고속도로는 이런 기념비가 없었다”며 “기념비 바로 옆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문장이 새겨진 준공기념탑이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실제 도로공사 해명대로 1970년 7월 7일 세워진 준공기념탑엔 박정희 전 대통령 명의로 "서울 부산 간 고속도로는 조국 근대화의 길이며 국토통일의 길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기념비는 이 바로 옆에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1970년을 상징하는 '1970' 숫자 조형물과 함께 세워져 있다.

박경부 7·7회 회장(80)은 조선일보를 통해 "우리가 건설 과정에 참여한 기념비를 세워달라고 요청한 것은 맞는다"면서도 "경부고속도로의 주역인 박 전 대통령 이름을 넣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도로 관리 주무 부처가 국토교통부라고 해 (김현미) 장관 이름이 들어간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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