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WHO 탈퇴서 제출
6일부터 탈퇴 절차 진행...공식 발효 시점은 1년 후인 2021년 7월 6일
트럼프 "WHO는 우한 코로나 팬데믹에서 중국 편향적이었다"
美 정치권, 트럼프 행정부의 WHO 탈퇴 결정 비판
국무부 "미국은 WHO 개혁 계속 추진" 입장 강조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미국은 WHO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보여준 문제점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체 개혁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지난 6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3문장짜리의 짧은 문서로 된 WHO 탈퇴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WHO 탈퇴 통보는 6일부로 유효하며 본격적인 탈퇴 절차가 진행된다. 하지만 탈퇴 완료까지는 1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탈퇴가 공식 발효되는 시점은 1년 후인 2021년 7월 6일이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구테흐스 총장은 탈퇴를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되는지 WHO와 함께 검증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 대변인도 미국이 유엔 사무총장에게 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우리는 현 단계에서 어떤 추가 정보도 없다”고 더 이상 언급을 꺼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인 팬데믹(대유행) 사태와 관련해 WHO에 책임론을 제기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중국의 은폐를 돕고 늑장 대응을 하는 등 중국 편향적이었다는 사실을 거듭 환기시키며 조직 구조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기구 탈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 것임을 시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29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1년에 4억5천만 달러를 내는데 중국은 4천만 달러밖에 내지 않으면서 WHO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며 WHO와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그러나 탈퇴 완료까지 1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반대 여론이 상존해 실제 탈퇴로 이어질지 보다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잔류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공화당의 중국 태스크포스 위원들은 “미국이 WHO 회원국으로 있을 때 변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WHO 탈퇴 결정에 재고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밥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의회는 대통령이 미국을 WHO에서 공식적으로 탈퇴시켰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메넨데즈 의원은 “미국인을 병들게 하고 미국을 혼자 남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릭 스왈웰 민주당 하원의원도 “이 결정은 무책임하고 무모하며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트럼프 행정부의 탈퇴 결정을 비난했다.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를 가정한 그는 “대통령으로서 첫날, 나는 WHO에 재가입하고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지도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은 WHO 개혁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탈퇴 계획이 번복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WHO가 함께 행동하지 않는 한 재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인용해 답변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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