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현장서 러시아 군사용 신경작용제 발견
메이 총리, 러시아와의 모든 고위급 만남 취소

러시아 제재 내용을 설명하는 메이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제재 내용을 설명하는 메이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전직 ‘러시아 이중 스파이 암살 기도’ 사건과 관련해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고, 영국에 위협을 가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러시아의 자산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4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에 출석해 “이러한 추방을 통해 러시아 정보력은 앞으로 영국에서 현격히 저하될 것이고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12일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짓고, 러시아 측의 소명(疏明)이 없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외무부는 주(駐) 런던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건에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ck)’이 발견된 게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외무부는 13일 자정까지 답변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보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 측에서 요구된 시간까지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영국은 우선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으로 파악된 외교관 23명을 1주일 안에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이번에 영국이 추방하겠다고 밝힌 러시아 외교관 23명은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영국은 또 오는 6월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장관이나 왕실 인사를 보내지 않기로 했으며, 러시아 외무장관에 대한 초청은 물론 러시아에 예정된 모든 고위급 양자 만남 역시 취소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은 지난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딸과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