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근 북외무성 미국담당 국장명의 담화문 발표 “‘중재자’ 미련 그렇게 강렬하면 해보라”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제 좋은 소리를 하는 습관되어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헷뜬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와”

권정근 북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연합뉴스TV 캡처]
권정근 북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연합뉴스TV 캡처]

북한은 미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하는 7일 미북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듭 일축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를 내고 “다시 한 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권 국장은 “때아닌 때에 떠오른 ‘조미(북미) 수뇌회담설’과 관련하여 얼마 전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하여 명백한 입장을 발표하였다”며 “사실 언어도 다르지 않기에 별로 뜯어 보지 않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명명백백하게 전한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의 북측 카운터파트 격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4일 담화에서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 전에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과는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선희는 미국은 “조미(미북)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루어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며 “이미 이룩된 수뇌회담합의도 안중에 없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에 집요하게 매여달리고 있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될 수 있겠는가.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구태여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고 했다.

권 국장은 미북 정상회담을 중개하려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도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최선희 제1부상) 담화에서는 때도 모르고 또다시 조미수뇌회담 중재 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에 대하여서도 언급하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를 하는데만 습관되여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최선희는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서뿌르게 중재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국대통령선거전에 조미수뇌회담을 진행해야 할 필요성에 대하여 미국집권층이 공감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며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권 국장은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 뿐”이라고 했다.

이어 “참으로 보기에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며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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