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고용 제조업가동률 등 각종 경제지표 추락
-앞으로가 더 걱정...규제혁파와 민간경제 활성화 없인 백약이 무효
-'문재인 5년'동안 경제 쓰러지지 않길 두손모아 빈다

김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정책의 핵심 화두로서 ‘인간다운 삶’을 강조한다. 대통령이 앞장 선 끝에 지난 12일 근로시간은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었고,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인간다운 삶으로 나아가는 대전환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자축했다.

그러나 인간다운 삶은 근로시간을 국가가 강제로 줄인다고 해서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다운 삶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그리고 우리는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이루어낸 성장을 통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인간다운 삶을 가능케 하는가? 기업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 때만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직원 복지를 강화한다. 투자와 고용이 늘었을 때, 청년들은 비로소 ‘취업지옥’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청년은 사랑하는 사람을 책임질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연인은 청년의 자신감에서 함께할 삶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그들에게 3포 (연애, 결혼, 출산 포기)란 있을 수 없다.

성장하는 사람은,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질투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려운 이웃에게 베푼다. 그의 마음엔 그럴 여유가 있다. 그러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사람에게, 오늘보다 못한 내일을 기다려야 하는 사람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다. 바로 그때, 친구에 대한 질투, 동료에 대한 질투, 이웃에 대한 질투, 부자에 대한 질투가 싹튼다.

성장은 미래를 밝힌다. 경제가 성장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임금이 상승한다. 경제성장률이라는 천박한 숫자가 인간의 영적 성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취업지옥, 실업지옥에 빠진 사람의 영혼은 메말라 있다. 3포를 선택한 청년의 영혼은 사망선고가 내려 진지 오래다. 좌절과 질투에 휩싸인 사람이 불경을 천번 외운다고 해서 영혼이 구제되지는 않는다. 그의 영혼은 경제성장이 가리키는 밝은 미래의 햇살 아래서 고양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초기부터 ‘소득주도성장’을 이루어 낼 것이라고 말해왔다. 성장을 통해 소득이 올라가는 것인데, 소득을 늘려서 성장을 이루어 내겠다는 그의 상상력을 도대체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그의 의지대로 최저임금이 올해부터 16.4% 올랐다. 그 결과가 최근 발표된 ‘2월 고용쇼크’다. 2월 취업자수 증가폭(전년동대비)이 8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전년동월대비 25만 3천명이 증가했는데, 두달 후인 올해 2월에 10만 4천명으로 추락한 것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발표 이후 아파트 경비원 등 한계적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이 대량 실직했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 3만1000명의 일자리가 감소(전년동기대비)했다는 통계청 발표는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OECD가 최근 세계경제의 호황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7% ->3.9%, 내년 3.6%->3.9%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한국만 작년 11월 전망치와 동일한 3%를 유지했다. 이것은 한국경제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특히 국내 어용 언론들은 OECD가 11월, 한국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전략이 3% 성장률을 견인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긍정적 보도를 했다. 그러나 원문은 다음과 같다:

“The government's strategy of “income-led growth”, driven by public employment, a sharp rise in the minimum wage and increased social spending, needs to be supported by reforms to raise productivity. Fiscal policy, which is increasingly focused on income redistribution, also needs to place greater emphasis on productivity.”

“한국정부가 주도하는 소득주도성장 전략은 생산력 증대를 위한 개혁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소득재분배에 집중된 재정 지출도, 생산력 증대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OECD 발표문까지 왜곡해가며 어용언론과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부치겠다고 하니 눈 앞이 캄캄하다.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휘청거린다는 사실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지난해 국내 제조기업의 평균가동률은 71.9%를 기록했다. 외환위기의 충격이 한창이던 1998년의 67.6% 이후 19년 만의 가장 낮은 수치다.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규제혁파와 재산권 보호를 통한 민간경제의 활성화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은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실업률을 줄이겠다며 청와대에 24시간 가동된다는 일자리상황판을 설치해 놓고, 앞에서 연신 사진을 찍는 연출가에게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없다.

나는 바란다. 수출전사들의 피와 땀이 어린 한국경제가 이 5년을 제발 버텨주길. 쓰러지지 않길.

그리고 꿈꾼다. 올바른 철학 위에서 다시 뛰는 한국경제를. 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