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좌파 성향 MBC 노조 “최승호, 파업 불참자들 80명 전원에 보복 유배"
자유한국당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 지원특위' 구성...배현진 전 앵커도 참여
최승호 사장 취임 후 언론노조에서 적극 활동한 인물들 주요 보직에 대거 임명

MBC 최승호 사장 과 파업 당시 해직됐다 복직된 인원들
MBC 최승호 사장과 파업 당시 해직됐다 복직된 인원들

최승호 사장 체제의 MBC가 들어선 뒤, 전임 사장 체제의 주요 보직자 및 파업 불참자들은 '숙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보복성 인사 불이익을 받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배현진 전 앵커가 직무에서 배제된 채 ‘조명창고’에서 대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非)좌파 성향 MBC 노동조합(임정환 비대위원장, 이하 MBC노조) 산하에 마련된 ‘공정방송감시센터(이하 공감터)’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배 전 앵커 이외에 파업 불참 기자들 전원에 대한 MBC 최승호 사장 체제의 보복성 인사발령에 대해 비판했다.

MBC 노동조합은 좌파 성향인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 본부(MBC언론노조)와는 다른 성향의 노조로, 지난 달 24일 보도 프로그램 등 공정방송을 목표로 운영하는 산하 기구로 공감터를 신설했다.

공감터는 배현진 전 앵커를 비롯한 직무에서 박탈된 기자 6명의 '조명 UPS실' 대기 발령에 대해 "MBC 직원들도 그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고 밝히며 "최승호 사장 체제에 되풀이된 '보복 유배'"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승호 사장은 취임 첫날 보도국 국*부장단 전원을 보직 해임하고 민노총 언론노조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들로 그 자리를 속속 채웠다"고 밝히며, 해당 인사(파업 불참 인사) 80명에 대한 부당한 인사발령을 고발했다.

그러면서 "현재 파업 불참 기자들이 익명으로 뉴스를 취재하고 촬영하고, 원고를 작성하고, 편집하는 전 과정을 도맡아 하며 그 원고를 기자 대신 리포터가 읽는다"며 파업 불참 취재 기자의 얼굴이나 목소리는 단 한 컷도 나가서는 안 되는 분위기를 전했다.

보도국장을 중계차PD로 보냈다 외부에 알려지자 다시 TV심의부로 보내는 일이 있었고, 청와대 출입기자도 중계차 PD로, 전직 시경 캡도 이 부서로 보내졌다. 보도국 부국장과 부장들을 스포츠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터는 "방송에서 배제된 MBC 기자 80명은 업무배제 리스트가 아닌가? 최승호 사장이 했으니 ‘좋은 블랙리스트’인가?"라고 반문하며 "민노총 언론노조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뉴스에서 배제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노총 언론노조 소속의 파업 기자들만 뉴스를 제작하고 출연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MBC뉴스의 균형은 철저히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며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MBC의 편파 보도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투’ 논란에 직격을 맞은 여권과 정권의 소방수를 자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고 전했다.

'보복인사' 논란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14일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 지원특위'를 구성하여 파업 불참으로 인해 보복 피해를 당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한국당은 구성 취지에 대해 '前 이인호 KBS 이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강규형 KBS 이사 등 문재인 정권과 언론노조의 방송 장악으로 인한 피해자 지원 뿐만 아니라, 방송계 ‘미투’ 피해자까지 다각도로 도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 지원특위’ 위원장은 박대출 과방위 간사, 간사는 민경욱 의원이 맡는다. 특위 위원으로는 강효상, 김진태, 전희경, 임의자 의원이 참여하며 최근 영입된 배현진 MBC 전 앵커도 참여한다. 

○위원장 박대출(과방위 간사), 간사 민경욱(과방위)
○위원 강효상(과방위)·김진태(법사위 간사)·전희경(교문위)·임이자(환노위 간사)의원. 배현진(MBC 전 앵커), 이경환(경기 고양갑)·윤기찬(경기 안양동안갑)·변환봉(성남 수정)·원영섭(서울 관악갑), 김기윤(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 겸 변호사, 홍민호 변호사, 우원재 당 청년 부대변인, 강지연 과방 수석전문위원 

한편, 지난해 12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위원장과 PD수첩 책임프로듀서를 지낸 최승호 씨가 MBC 사장으로 임명된 뒤, 최 사장은 변창립 부사장을 비롯해, 문제의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제작한 조능희 PD도 요직인 기획편성본부장으로 임명했으며, 정형일을 보도본부장으로, 구자중을 경영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노조에서 적극 활동한 인물들이 주요 보직에 대거 임명했다. 또 역대 MBC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들도 대부분이 핵심 요직에 발탁됐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MBC 노조 성명서 전문-

<<<'배현진 논란'과 MBC, 그리고 사라진 기자들>>>

<최승호 사장 체제에 되풀이된 '보복 유배' 논란>

MBC 직원들도 그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보도국이 있는 방송센터에서 경영센터를 지나 회사 안내판에 ‘기기실’로 표시돼 있는 미디어센터 6층에 오르면 북쪽 창문을 따라 긴 복도가 이어진다. 복도 한쪽으로 조명기구와 검은 상자들이 줄지어 쌓여 있고 그 끝에 방이 하나 있다. 방 출입문 위에 걸렸던 ‘조명UPS실’이라는 간판은 지금은 ‘보도본부’로 바뀌었다. 여기에서 작년 12월 최승호 사장 취임 후 직무에서 박탈된 기자들 중 6명이 대기해왔다.

이곳이 사직한 배현진 앵커가 그동안의 고초를 말하면서 갑자기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회사 측은 기자 6명이 격리됐다는 사실은 외면한 채 ‘그 방이 지금은 사무실’이라고만 강변했다. 논란이 뜨겁다. 분명한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란 점이다. 그리고 해당자는 마땅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파업 불참 기자?, MBC 뉴스에서 사라져>

MBC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압은, ‘배현진 논란’의 미디어센터 6층 기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승호 사장은 취임 첫날인 작년 12월 8일 오후 보도국 국*부장단 전원을 보직 해임하고 민노총 언론노조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들로 그 자리를 속속 채웠다. 보도국에 입성한 새 간부진은 당일 뉴스데스크 리포트를 준비 중이던 일선 기자들에게도 즉시 업무에서 손을 떼게 했다.

당시 보도국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뉴스데스크 정파를 막아오던 취재기자 약 80명이 뉴스를 제작해오고 있었다. 그날 이후 이들 기자 80명은 단 한 명도 MBC 뉴스, 정확히는 8시 뉴스데스크에서 찾아 볼 수 없다. 인사발령이 이어졌다. 보도국장을 중계차PD로 보냈다 외부에 알려지자 다시 TV심의부로 보내는 일이 있었다. 청와대 출입기자도 중계차 PD로, 전직 시경 캡도 이 부서로 보내졌다. 보도국 부국장과 부장들을 스포츠국으로 보냈다.

파업에 불참한 기자들도 방송기자 업무가 아닌 곳들로 골라 배치했다. 새로운 부서가 생겨났다. 취재기자들을 난데없이 영상 편집을 하거나 전산화 부서 등으로 발령해, 그곳 책임자에게 “당신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게 했다.

<'배현진 논란' 최승호 체제의 인사 잔혹사>

파업 불참 기자들을 MBC 뉴스에 못 나오게 하겠다는 듯, 최승호 사장 체제의 결정은 집요하게 집행돼 왔다. 배제된 이들은 익명으로 일을 한다. 보도국 뉴스투데이편집부에서는 파업 불참 기자들이 코너를 맡아 익명으로 뉴스를 취재하고 촬영하고, 원고를 작성하고, 편집하는 전 과정을 도맡아 한다. 그리고 그 원고를 기자 대신 리포터가 읽는다.

파업 불참 취재기자의 얼굴이나 목소리는 단 한 컷도 나가서는 안 되는 분위기다. 방송된 영상 중에 기자 얼굴이 들어가 있었다고 난리가 난 적도 있다. 방송에 출연할 권리는 오로지 파업에 참여한 민노총 소속 기자들만 가지고 있는 것인가? 갑오경장 때 폐지된 ‘반상(班常)의 계급’이 21세기 MBC에서 부활하는 시대착오적인 모습을 보는 격이다.

방송에서 배제된 MBC 기자 80명은 업무배제 리스트가 아닌가? 최승호 사장이 했으니 ‘좋은 블랙리스트’인가? 민노총 언론노조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뉴스에서 배제된 것이 사실이다.

<MBC 보도는 어디로?...6·13 지방선거 보도 편향 우려>

민노총 언론노조 소속의 파업 기자들만 뉴스를 제작하고 출연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MBC뉴스의 균형은 철저히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벌써 한쪽에선 편파의 극을 달리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 너그러운 대신 제1야당에게는 질타의 리포트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 뉴스 꼭지를 대거 쏟아냈던 MBC뉴스데스크에서 이제는 연일 북한 김정은에 대한 미담이 줄기차게 이어진다는 비판이 들린다. 방송의 균형이 심각하게 무너졌다는 것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MBC의 편파 보도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투’ 논란에 직격을 맞은 여권과 정권의 소방수를 자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민노총 언론노조 소속이 아닌 기자들이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중립적이고 균형 잡힌 공정보도가 나올 수 있을까? 아니 기대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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