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통합당이 상임위원 명단 내놓지 않자 상임위원장 與 단독표결 위해 강제배정
최형두 통합당 대변인 "103명 강제배정할 수는 없다, 국회의장이 모든 것 짓밟아"
개별 의원들도 반발 움직임...지성호 "목숨 걸고 두만강 건넜더니 세습독재정권 그늘 여기서도 경험"

최형두 미래통합당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최형두 미래통합당 대변인.(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자당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 명단을 강제배정한 박병석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한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30일 오전 당 의원총회 중간 브리핑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국회의장이 야당 의원 103명을 상임위에 강제배정한 것은 헌법에 위반되며 국회의장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전날(29일) 21대 국회 원 구성을 위한 통합당과의 마지막 협상에서 상임위원장 전석을 독식하겠다는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상임위원장 표결엔 통합당 측 상임위원 명단이 필요하지만 통합당이 원내대표 표결에 참석하지 않겠다며 상임위원 명단 제출도 거부하자, 박 의장은 지난 15일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6석 단독 표결 때와 같이 통합당 의원들을 각 상임위에 강제배정했다.

최 대변인은 “법률적 검토를 통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계획"이라며 "국회의원은 개별적인 헌법기관으로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지만 상임위원회(배정과 관련)를 국회의원 개인의 뜻이나 능력, 당의 의지 등을 묻지 않았다”며 “국회의장이 모든 것을 짓밟고 있으니 예견된 일이지만 (개인의 의사를) 물은 적도 없고, 심지어 통한 적도 없다. 국회법을 보면 국회의장이 상임위를 배정할 수 있지만 재량권이다. 103명을 강제배정할 수는 없다. 권력남용이다. 독재정권도 그렇게는 안했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앞서 소속 의원 103명이 상임위에 대해 사임계를 제출한 바 있다. 박 의장이 강제배정한 상임위가 통합당 의원들 개별 의지나 전문성과는 동떨어져있다는 비판에서다. 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서는 “국회의장이 사보임을 허용해주지 않겠다고 했다. 원내교섭단체의 역할과 야당의 지위는 묵살했다고 해도 우리가 바둑판의 돌도 아니고 여당과 청와대가 지시하면 메워주기 위해 상임위에 앉아 있어야하는 들러리냐”라고 비판했다. 

지성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여당 행보에 맞서겠다며 "의족과 의수를 벗었다"고 올린 페이스북 사진.(사진=지성호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성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여당 행보에 맞서겠다며 "의족과 의수를 벗었다"고 올린 페이스북 사진.(사진=지성호 의원 페이스북 캡처)

통합당 개별 의원들도 박 의장의 강제배정과 관련해 투쟁 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이다.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목발과 의수 사진과 함께 “통일과 북한인권 개선하라고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주셨는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강제배정’됐다”며 “목발 짚고 1박 2일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러 나선다. 자유를 찾아 목숨 걸고 두만강을 건넜건만 세습독재정권의 그늘을 여기서도 경험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독단정치’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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