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6천85건...1만건 아래는 2011년 통계 시작 이래 최초
경기 아파트 전세 시장도 마찬가지...서울경기 아파트 전세 매물 씨 말라
전세 매물 감소로 전세금 상승세 지속 ...매매량이 전월세 거래량 앞질러
"앞으로 전세금 상승과 보증부 월세 전환 사례 늘어날 것"

전·월세 거래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더욱 부작용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대표적 친노(親盧)인사로 알려진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조차 이 같은 ‘전세대란’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 때문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6천85건이었다, 이는 지난 2월(1만8천999건)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서울 아파트의 월별 전월세 거래량이 1만건 아래로 내려간 것은 관련 통계가 2011년 시작된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지난달 9천584건에 이어 2개월째 1만건 아래에서 맴돌고 있어 상황은 심상찮다. 이달의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달에 비해 36.5% 급감했으며 25개 구 모두 전달 대비 감소로 집계됐다.

전월세 거래량은 정해진 법정 기한이 없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된다. 따라서 이번달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추가로 신고될 수도 있지만 그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의 아파트 전세 시장도 얼어붙기는 매한가지다.

30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3월 1만9천695건, 4월 1만7천92건, 5월 1만3천798건, 6월 9천430건으로 4개월째 감소세다. 지난 2월 2만6천534건으로 최다를 기록한 이래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 아파트의 월별 전월세 거래량이 1만3천건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11월 1만2천997건을 기록한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다.

거래량 감소는 전세 매물 감소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전세금은 계속 오르고 있다. 이날 한국감정원 통계에 의하면 서울경기의 평균 전세금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평균 전세금은 서울 4억6천105만원, 경기 2억5천900만원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6.·17 대책이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호입지 아파트의 전세 낀 갭투자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실거주를 의무화하는 대책 등을 지목했다. 이 같은 정부의 실입주 강화 세제·금융 정책은 실거주 수요 증가와 전세 매물 감소의 원인이 됐다.

전·월세 거래 시장과 달리 이달 서울·경기의 아파트 매매량은 각각 6천513건, 1만9천861건으로 이미 지난달을 추월했다. 서울과 경기 모두 매매량이 전월세 거래량을 앞지르는 이례적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너도나도 ‘내 집 마련’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집주인들이 보유세 부담으로 인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꾸준하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로 몇 십 만원을 더 받는 식으로 계약 연장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전세 공급 부족으로 매물이 귀해지면서 전세금 상승과 보증부 월세 전환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역임한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전세가 씨가 말랐다”며 “문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잘못된 과거 일화들을 학습해 큰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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