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념식 애국가, 보훈처 요청으로 KBS 교향악단이 새롭게 편곡
"차이콥스키 교향곡에도 사용된 음형으로 여러 행사에서 수없이 반복돼 온 음"
"북한 애국가와는 첫 마디가 같고, 차이콥스키 교향곡과는 유사하다"

정부가 주관한 6.25 전쟁 70주년 기념행사에서 편곡 연주된 '애국가'의 도입부가 북한의 국가와 똑같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이콥스키 교향곡에도 사용된 음형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차이콥스키 교향곡과는 비슷한 반면 북한 국가와는 똑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 연주된 애국가는 이전에 사용하던 음원이 아닌 이번 행사를 맞아 보훈처의 요청으로 KBS 교향악단이 새롭게 편곡한 곡이 연주됐다. 추념식 당시 진행자는 애국가 제창에 앞서 “오늘 애국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관악기와 오르간으로 새롭게 연주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 편곡 연주된 애국가를 둘러싸고 전주 약 10초 가량이 북한 국가인 '애국가'와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북한 국가는 한국 국가 '애국가'와 다르지만 북한에서도 북한 국가를 한국과 마찬가지로  '애국가'로 부른다.

해당 논란에 대해 전문연주자 A씨는 "교향곡이나 다른 곡들에서 이러한 팡파레 음형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고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도입부와 이번 6.25 기념식 애국가 전주부가 비슷한 점도 사실"이라면서도 "북한 애국가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 마디 정도의 짧은 음형이기 때문에 가져다 베껴썼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차이콥스키 교향곡은 4분의 3박자 f단조이고 북한 애국가는 4분의 4박자 A장조로 북한 애국가와는 첫 마디가 같고, 차이콥스키 교향곡과는 유사하다"고 말했다.

29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보훈처는 “70년 만에 귀환하시는 147분의 국군 전사자를 위해 국민적 감동과 웅장함을 주고자 KBS 교향악단에 별도 편곡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KBS 교향악단 관계자는 “트럼펫 등 금관악기로 정해진 화성 안에서 하는 팡파르다 보니 듣는 이에게 익숙한 편곡이 필요했다”며 “북한 노래를 참고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북한 애국가와) 앞에 6음이 유사한데 이는 차이콥스키 교향곡에도 사용된 음형으로 영국 국가 등 여러 행사에서 수없이 반복돼 온 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017년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6.25전쟁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를 통해 "우리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이 없고 남북 상생의 길을 찾자"면서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하고, 평화가 오래 이어진 후에야 비로소 통일의 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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