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원옥(92) 할머니(왼쪽)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오른쪽).(그래픽=연합뉴스)
길원옥(92) 할머니(왼쪽)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오른쪽).(그래픽=연합뉴스)

지난 2016년부터 알츠하이머성(性) 치매를 앓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吉元玉·92) 할머니가 2017년 국민 성금(誠金)으로 받은 1억원이 입금 후 불과 1시간여 만에 통장에서 전액 빠져나간 사실이 언론보도로 드러났다.

28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조선일보가 입수한 길 할머니의 통장 내역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17년 11월22일 오전 10시 52분 ‘정의기억재단’ 명의의 1억원이 입금된 후 같은 날 오전 11시 56분 ▶500만원(현금) ▶5000만원(수표) ▶2000만원(수표) ▶2500만원(수표) 등 총 4차례에 걸쳐 1억원 전액이 출금된 사실을 발견했다.

길 할머니의 통장에서 인출된 1억원은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불가역적인 종지부를 찍는 데에 한·일 양국이 합의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일본 정부가 10억엔(한화 약 11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화해·치유재단’으로부터 돈을 받는 대신 국민들이 모아 준 돈이었다.

그러면서 신문은 길 할머니의 자산 횡령 의혹과 관련해 ‘정의기억연대’ 측이 “할머니는 2017년 시민들의 성금으로 모인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을 받으셨고, 이 가운데 5000만원을 정의연(정의기억연대)에 기부, 1000만원은 양아들에게 지급했다고 했다”고 해명했지만 나머지 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곽상도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정의연이 치매 상태인 할머니를 관리하면서 그 할머니 계좌에 들어온 돈을 자기 단체에 송금한 부분에 대해서는 횡령죄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조선일보의 같은 보도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1억원이 하루만에 계좌에서 다 사라진 경위’를 해명해 달라는 신문의 요청에 “조선일보는 길원옥 할머니 통장 내역을 어떻게 입수했을까요? 해명을 부탁드린다” “기사에 책임은 지시겠지요”라는 문자메시지를 조선일보 측에 보내왔다고도 했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 역시 길 할머니의 개인 자산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 정의기억연대는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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