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되다니"...文대통령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반발, 뒤늦게 확산
1500여명의 기존 공사 직원들, 신규 정규직에게 '노조 주도권' 빼앗길까 노심초사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에 대한 반발이 뒤늦게 확산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1902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난 뒤부터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라는 제목의 청원에 15만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했다.

게시물은"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니요",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되겠지요" 등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년 연속으로 대학생이 꼽은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1위에 오르는 등 공기업 취업준비생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곳이다. 신입사원 연봉은 4589만원으로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아 지난해 상·하반기 합산 35명을 뽑는 신입 직원 공채에 5469명이 지원, 15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는 예견된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직후 인천공항을 직접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 정책 1호 사업장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공공기관 최초로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고, 1만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정규직 고용에 대한 분노는 취준생의 뿐만이 아니다. 기존 공사 직원들과 보안검색 요원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 다른 공사의 보안검색 요원들은 각자의 불만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기존에 공사에서 근무하던 정규직 직원들은 1900여명의 직고용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존 공사 직원들은 1500여명으로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에게 노조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어서다. 이에 공사 노조는 청원경찰 직고용 추진을 규탄하는 집회까지 계획하기도 했다.

나아가 보안검색 요원들이 대거 직고용되자 보안경비 요원들도 보안검색 요원들처럼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한편 공사는 지난 22일 '청와대의 무리한 정규직 전환'이란 지적에 "정규직 전환은 2017년 5월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처음부터 직고용을 기본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최근에 벌어진 대거 정규직 전환은 이미 벌어지고 있었고, 앞으로도 추진될 일이었던 것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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