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쪽에 균형추 기울지 않게 하는 게 우리 국민...견제 심리 적당히 활용하면 균형 잡을 수 있다"
"대선 출마? 그런 말 할 정도로 한가한 때 아니다...1년 후에 국민들 선택에 맡기고 열심히 준비할 것"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우파의 에너지 너무 낭비...면밀한 조사 했지만, 부정선거 입증할 증거 찾지 못했다"
"'김종인 비대위', 중도층 주목 끄는 데에는 성공했지만...통합당 내부의 노선 투쟁 거치면서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 우려"
"무상급식 주민 투표에 서울시장직 걸었던 것 후회하지 않아...서울시민 90만 가까운 분들이 성사시킨 소중한 주민 투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펜앤드마이크 '펜앤초대석'에 출연한 모습.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화면 캡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펜앤드마이크 '펜앤초대석'에 출연한 모습.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화면 캡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3일 다음 대선 전망에 대해 "지금 우파의 많은 분들이 회의적이지만, 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하는데, 절대 권력은 절대 오만해진다. 최근 윤미향 사태 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희망을 부르짖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이날 오후 펜앤드마이크 '펜앤초대석'에 출연해 본지 정규재 대표 겸 주필과 대담을 갖고 "디데이가 다가올수록 절체절명의 과제를 향해서 (우파가)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한다. 노력하면 실낱 같은 희망이지만 현실로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어느 한 쪽에 균형추가 기울지 않게 하는 게 우리 국민이다. 그런 견제 심리를 적당히 활용만 할 수 있다면 균형을 잡을 수 있고, 그게 대선이 된다고 하면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지기 때문에 대선에서 이기는 쪽이 지방선거도 함께 가져갈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희망을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그는 본인의 대선 출마와 승리 가능성에 대해 "지금 누가 후보로 나가냐 하는 말 할 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니다. 더 좋은 분 계시면 그분이 하는 게 맞다.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 일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피한다고 해서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그건 1년 후에 국민들 선택에 맡기고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4.15 총선 이후 우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선 "저도 그 문제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시는 분들이 저한테 '당신이 제일 큰 피해자 같은데 당사자가 나서지 않느냐, 비겁하다'고 질타를 많이 하셨다"며 "하지만 저희들이 (부정선거 문제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동안 선거 캠프에서 개표 담당하셨던 분들 전부 소집해서 일일이 확인했다. 면밀한 조사도 해보고, 연일 회의도 했지만 부정선거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우파의 에너지가 너무 낭비되고 있다. 우리가 선거에서 왜 졌는지를 냉정하게 반성하는데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투개표 현장 관리와 함께 사전투표 제도의 문제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전투표가 본 투표와 너무 떨어져 있고, (투표 기간도) 이틀이나 돼 너무 길다. 그래서 본 투표에 육박하는 비율이 나오는 것"이라며 "사전투표가 이뤄지는 기간을 최소화하면서 본 투표일에 근접시켜야 한다. 제가 사전투표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당에도 강하게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펜앤드마이크 '펜앤초대석'에 출연해 본지 정규재 대표 겸 주필과 대담을 갖는 모습.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화면 캡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펜앤드마이크 '펜앤초대석'에 출연해 본지 정규재 대표 겸 주필과 대담을 갖는 모습.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화면 캡처)

오 전 시장은 최근 주장했던 '핵무장론'에 대해선 "우리에게는 3가지 옵션이 있다. 바로 핵무장, 전술핵배치, 핵공유프로그램"이라며 "이 3가지 옵션을 두고 정치권에서 공론화가 일어나야 한다. 여야의 토론이 활발하게 벌어지면 제일 스트레스 받는 건 중국이다. 그럴 때 진정한 압박이 들어갈 수 있다. 실질적 핵무장은 미국의 반대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3가지 옵션을 본격화해 협상 카드로 써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그걸 못했기에 오늘 같은 '가짜 평화쇼'가 2~3년 지속됐다"고 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고 나서 당 지지율이 7% 올랐다는 기사를 봤다. 얼마나 맞는 여론조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맞다면 중도층 지지가 늘었다는 것이다.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김종인 위원장의 기본소득 문제 제기 등의 시도들이 주목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면서도 "이런 몸부림이 통합당 내부의 노선 투쟁을 거치면서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이 우려스럽다. 갑자기 외부 전문가 한 명 모셔다가 그분이 북 치고, 장구 치고 이게 과연 통합당의 본질적 진심이 담긴 진정성 있는 변화일까? 이렇게 모셔서 했다가 우리 것이 아닌 '가짜 개혁'이 되면 안 하니만 못하다. 차라리 그 시간 동안 안에서 지지고 볶으면서 머리 깨지도록 갑론을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낫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주민 투표에 서울시장직을 걸었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 시장을 만들어 오늘날 서울을 낙후된 모습으로 만들었느냐에 대한 지적에는 결과를 책임져야 하지만 당시 선택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며 "서울시민 90만 가까운 분들이 가두서명해서 성사시킨 주민 투표였다. 마치 오세훈이 하자 해서 한 것으로 알지만 시민분들이 원하셨던 거다. 그렇게 소중하게 성사된 주민 투표를 민주당이 '나쁜 투표' 거부 운동을 펼쳤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 투표 당시 소속 정당이었던 한나라당이 협조를 해주지 않은 데 서운함을 내비쳤다. 그는 "당시 당 대표는 홍준표 의원, 당 실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며 "그분들이 제가 대권 욕심에 주민 투표를 하려는 것으로 오해하신 것 같다. 그 오해를 풀기를 위해 시장직 걸기 전에 대선 불출마 선언을 먼저 했다. 그래도 절대 안 도와주더라.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우파 정당이었다면 일치단결해서 저를 도와주셨어야 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끝으로 "그동안 정치의 길을 걸어오면서 많은 걱정과 실망을 드렸고, 저 개인적으로는 과분한 사랑도 받아왔다"며 "이제 여러분께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자 한다. 결코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다 해서 좌절하지 않고, 자중자애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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