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2주 넘는 조사 끝에 ‘극단적 선택’ 결론
경찰, 숨진 소장의 길원옥 할머니 돈 유용 의혹 조사
숨진 소장, 샤워기 줄 목에 감고 앉은 채로 발견돼
최초 신고자는 윤미향 비서...신원미상 남성 동석
숨진 소장의 사망 전 마지막 통화 대상은 윤미향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입관식이 이뤄진 2019년 1월 30일, 윤미향 당시 정대협 이사장이 지난 6일 사망한 손영미(동그라미 안) 평화의 우리집 소장 몸에 기대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입관식이 이뤄진 2019년 1월 30일, 윤미향 당시 정대협 이사장이 지난 6일 사망한 손영미(동그라미 안) 평화의 우리집 소장 몸에 기대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의 마포쉼터(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60)씨는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고 경찰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3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손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손씨가 지난 6일 극단적 선택에 의해 사망했다는 내용의 회신을 지난 22일 통보했다. 지난 8일 부검 직후 나온 1차 구두 소견과 같은 내용이다.

경찰은 이에 따라 범죄 혐의점이 없어 사건을 내사 종결할 방침이다. 다만 사망 동기를 밝히기 위해 손씨 주변 인물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참고인 조사 대상으로는 마포쉼터에 거주하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1) 할머니의 양아들 황선희(61) 목사 부부와 손씨와 통화한 인물 등이 꼽힌다.

황 목사 부부 조사는 길 할머니 며느리 조모씨가 지난 1일 손씨에게 정의연 측의 길 할머니 통장계좌 유용 의혹을 문의한 것과 관련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함으로 전해졌다. 조씨에 따르면 최근 손씨로부터 받은 길 할머니 통장에는 매달 350만원씩 받던 보조금이 전액 빠져나가 있었다고 한다.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변사 사건 처리 원칙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차례로 조사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구체적인 수사 내용이나 일정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손씨는 지난 6일 10시 35분쯤 경기 파주시 자택 아파트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했다. 스테인레스 샤워기 줄을 목에 감고 앉은 채였다. 손씨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시각은 오전 10시 57분쯤으로 아파트 CCTV에 의해 촬영됐다.

손씨 사망 당일 오후 10시 33분쯤에는 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여성 비서관 안모씨와 신원미상의 남성이 손씨 자택 앞에서 배회했다. 이후 안씨는 119 측에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손씨의 신변 확인을 요청했고, 신고를 접수한 119 측과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손씨 자택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숨진 손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손씨가 사망하기 직전 마지막 통화를 한 상대는 윤 의원으로 밝혀졌다. 손씨는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해 지난달 검찰이 수사하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한다. 사망 당일 오전 자택에 도착한 손씨는 본인 차량에 휴대전화를 두고 내렸다. 이 휴대전화는 현재 검찰이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하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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