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러시아 하원에서 압도적 찬성 아래 대통령 3연임 가능케 한 헌법 개정안이 다음달 1일 국민투표에 부쳐져
지난 2000년 첫 집권 이래 20년 장기 집권 바라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장 2036년까지 집권하게 될 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로이터)

러시아에서는 다음달 1일 대통령의 3연임(連任) 제한을 철폐하는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 현지시간으로 21일 국영 방송사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푸틴 대통령은 4년 후인 2024년 실시 예정인 러시아 대선과 관련해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푸틴 대통령은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이고는 “정부의 임무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지 후계자를 찾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헌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 자신이 출마와 관련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의 대통령직 연임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민심을 떠보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찬성 383표, 기권 43표, 반대 0표의 압도적인 찬성 아래 지난 3월 러시아 국회에서 통과된 이번 개헌안이 국민투표를 통해 성립된다면 3연임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에게 4연임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또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만 뒷받침된다면 푸틴 대통령은 최장 2036년까지 러시아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도 있게 된다.

러시아 첩보 기관인 KGB 출신으로 지난 2000년 처음 러시아 대통령 취임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4년 임기(任期)를 연임한 후 2008년 자신의 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직을 맡기고 총리직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그로부터 4년 후 대통령으로 복귀한 푸틴 대통령은 또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 연임에 또 다시 성공함으로써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보장받았다.

한편, 지난 3월 개헌안의 러시아 하원 통과 당시 ‘개헌을 통한 장기 집권 플랜’이라며 푸틴 대통령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종심의 전날인 지난 3월10일 밤에는 약 200여명의 야권 인사들이 러시아 대통령 관저와 박물관이 위치한 크렘린궁(宮) 근처에서 저마다 피켓을 들고 행렬을 이뤄 ‘개헌 반대 1인 시위’를 펼쳤다.

이어서 야권 단체들은 3월21일과 22일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확산 방지를 이유로 당국이 집회 개최를 불허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 한 바 있기도 하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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