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미국 현지시간) 美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결로 오는 23일 볼턴 회고록 판매 가능해져
美 법원, “볼턴은 기밀보호 계약 위반...국가안보 위협 가능성 높아” 단서 달기도...법정 공방선 볼턴이 불리할 것으로 예측돼
트럼프 美 대통령 “위대한 승리...볼턴은 큰 대가 치러야 할 것”...트위터 통해 볼턴에 대한 강경대응 의지 밝혀

존 볼턴 전(前)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로이터)
존 볼턴 전(前)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로이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내막을 폭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존 볼턴 전(前)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오는 23일 출판이 예정됐다. ‘기밀 누설’ 위험을 이유로 출판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미 법무부의 요청을 미 법원이 기각했기 때문이다.

AP통신 등 여러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수도(首都) 워싱턴D.C.의 연방지방법원의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20일(미국 현지시간) “출판 전 수 만 부의 회고록이 이미 전 세계로 유포됐으며, 기밀 누설은 이미 막을 수 없게 됐다”며 볼턴 전 보좌관이 집필한 회고록의 출판을 막아달라는 미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棄却)했다.

하지만 램버스 판사는 동시에 “볼턴은 기밀보호 계약을 위반하고 기밀정보를 공개함해 국가안전보장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며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우려할 만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을 덧붙였다.

미국 법원의 판단은 미 법무부가 요청한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향후 트럼프 행정부와 볼턴 전 보좌관 간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법정 공방(攻防)은 볼턴 전 보좌관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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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의 표지 디자인.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판결로 오는 23일 판매가 가능해졌다.(이미지=아마존)

지난해 9월 트럼프 행정부에서 방출된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백악관에서 근무하는 동안 목격한 일들을 기록한 자신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자신의 재선(再選)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자행된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에는 침묵했다는 등의 주장을 내놔 전 세계의 큰 충격을 줬다.

연방지방법원의 판결 내용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커다란 승리”라며 “볼턴의 회고록 내용이 수많은 사람들과 매체를 통해 이미 퍼져나갔는데, 아무리 존경받는 판사라고 할지라도 그걸 막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법을 어긴 데 대해 볼턴은 아주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에 강경히 대응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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