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우, 여성 폄하 발언·수업 중 천식·임산부 학생 앞에서 흡연
김태웅 "과에 이런 여자가 있었어?...노래 한 곡 하면 휴학 승인 해주겠다"

한예종 교수로 재직 중인 황지우
한예종 교수로 재직 중인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성희롱·막말 의혹을 받고 있는 유명 시인 황지우 교수와 영화 '왕의 남자' 원작자 김태웅 교수를 강의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한예종은 12일 전담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조사한 결과 황 교수와 김 교수를 수업에서 전격 배제하고 추가 조사를 거쳐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두 교수가 학생들에게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거나 강의 도중 천식을 앓는 학생과 임산부 앞에서 흡연했다는 뉴스통신사 '뉴스1' 보도 후 대책 마련과 진상파악에 나섰다.

두 교수는 진상조사가 시작된 이후 휴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교수를 상대로 '강의 배제' 결정을 내린 데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불거졌던 성희롱·막말 혐의가 1차 진상조사 과정에서 일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한예종 관계자는 '뉴스1'에 "아직 의혹이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진상조사를 더 해서 징계위원회를 신청할 것인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예종 연극원 학생 88명이 공동 계정주로 이름을 올린 트위터에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황 교수를 비롯한 연극원 교수들의 성폭력과 막말 사례들이 익명제보됐다.

계정주들은 특히 이 학교 총장을 지낸 황 교수와 영화 ‘왕의 남자’ 원작자 김 교수 관련 제보가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김 교수와 관련해선, 한 학생은 "휴학 승인을 받기 위해 김 교수 사무실을 찾았는데, 김 교수가 나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과에 이런 여자가 있었어?'라고 말했다"며 "노래 한 곡 하면 휴학 승인을 해주겠다고 하더라"고 폭로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연기과 여학생들을 수업 중에 부르고선 자기 옆자리에 앉혀 '예쁜 애들이 내 옆에 앉아야지. 쟤넨(연극원 학생) 재미가 없어'라고 하거나 여학생들의 외모나 노래 실력에 순번을 매기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교수는 최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보 중에서) 틀린 내용도 있지만 교수로서 잘못한 부분이 있어 학생들에게 누차 사과했다”며 “술을 먹다 보니 실수한 부분이 있다. 책임을 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한예종 총장 출신인 황지우 교수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한 연극원 학생은 "황 교수가 수업 도중 팜므파탈 이야기를 하다가 여배우 K씨를 두고 '팜프파탈은 그렇게 젖탱이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고 제보했다.

다른 학생은 "황 교수가 수업 도중 담배를 많이 피워서 학생들이 담배를 좀 줄여주시면 좋겠다고 건의했더니 오히려 과호흡·천식을 앓던 학생을 가리키면서 '○○이 아픈 것처럼 나도 아프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학생도 ”황 교수가 수업 중 임신한 학생이 있을 때도 흡연하거나 재떨이를 비우라고 시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황지우 교수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던 '더불어포럼' 공동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5월 3일 문재인 지지 선언 자리에서 “태극기집회에서 목격한 우리 사회 파시즘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경고의 뜻을 이번 선언에 담았다”고 말했으며 작년 12월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유력한 전당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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