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상장사 전환사채 담보로 고금리 ‘불법대출’
조국 5촌 조카 조범동, 상상인서 20억원 편법대출받아
WFM 전환사채 사들인 유령회사에 200억원 대출도

주가조작 및 불법대출 의혹을 받는 상상인은 조국 전 장관 일가가 손을 댄 사모펀드 운용에 자금처로 활용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상상인그룹의 주가조작과 불법대출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준원(45)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회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의 자금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유 대표가 조 전 장관을 끌어들여 큰 그림을 그렸다는 추측은 증권가에서 유명한 풍문이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제1부(김형근 부장)는 17일 유 대표와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 박모(50)씨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구속 여부는 당일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담보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5% 이상 지분을 차지하고도 금융감독의 승인을 받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또 특정 회사나 개인사업자에게 법적 한도(8억원)를 초과해 개인대출을 내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을 받는다.

한편 상상인은 재작년 7월 조국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에게 WFM의 주식 110만주를 담보로 20억원을 대출해주기도 했다. 조씨는 대출이 허가된 직후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된 우국환 당시 WFM 회장, 이상훈 코링크PE 대표 등 3명과 함께 검찰 수사를 피할 목적으로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또 상상인은 같은 시기 코링크PE가 투자한 상장사 WFM이 재정악화를 겪자 261억원의 CB를 발행한 당시, 이를 인수할 목적으로 급조된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 앳온파트너스와 팬덤파트너스에 100억원씩을 대출해주기도 했다. 앳온파트너스는 WFM의 CB를 인수하기 불과 9일 전에 설립됐고, 팬덤파트너스의 자본금은 당시 500만원에 불과했다. 상상인이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을 전혀 검토하지 않은 데서 조국 전 장관 측과의 유착이 의심된다는 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검찰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고, 작년 11월 상상인저축은행 등을 압수수색했다. 올해 초에는 유 대표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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