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미국도 설득하고 북한도 설득하고 최선을 다했다...북한 실망스럽다"
"김여정의 원색비난, 특사 공개거절...도에 지나쳐 " 말한 것으로 전해져
그럼에도 北과의 대화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인내하면서 방법 모색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전직 통일부 장관 및 원로들과 오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7/2020061703541.html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전직 통일부 장관 및 원로들과 오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김여정이 1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그 특유의 모습이 역겹고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날 원로들과의 오찬회동에서 "난 최선을 다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 원로들과의 오찬 회동에서 최근의 남북관계 문제에 관해 의논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며 “때로는 미국도 설득하고 김정은 위원장도 설득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오늘 이렇게 남북 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현실이 다가오고 이후에 전개되는 과정을 보니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런 어려움 속에 헤쳐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여정이 자신을 원색 비난한 것과, 자신의 대북 특사 제안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거절한 것에 대해 “도에 지나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미국도 설득하고 북한도 계속 설득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은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금은 인내하면서 방법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에 참석한 원로들은 “대통령께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대통령이 원칙에 따라 대응하면 될 것 같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분간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를 하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임동원·박재규·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편 김여정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특유의 어법으로 멋쟁이 시늉하는 남조선당국자 연설 듣자니 속이 메슥거린다"며 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북한에 보낸 메시지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전 당국자 넥타이까지 빌려 매고 나왔다"며 "촬영기 앞에만 서면 평화의사도처럼 역겹게 한다"고 했다. 이어 "비굴하고 굴종적인 상대와 더 이상 북남관계 논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