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안정자금 접수기관에 "직원 한 명당 하루 세 건씩 받아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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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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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안정자금 홈페이지 캡처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이 부진하자 관련 공공기관을 동원한 정부의 무리한 실적 채우기가 논란을 빚고 있다.

정부의 무리한 '밀어부치기'식 실적 채우기에 뿔난 일자리안정자금 접수기관들은 12일 "정부의 조급한 때문에 일자리안정자금사업이 보여주기식 실적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며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접수받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등의 노동조합은 이날 "접수기관별로 매일 건수를 할당하고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며 영세업주들이 신청을 꺼리면서 실적이 저조하자 접수기관을 닦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월 '일자리안정자금' 신청률이 1%대로 저조하자 모든 부처를 동원하여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김동연 경제 부총리를 비롯하여 각 관련 부처의 장·차관들은 직접 '일자리안정자금'을 홍보하고 나선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인원은 지난 9일까지 112만2719명으로, 정부 목표(236만4000명)의 47.5%에 그치고 있다.

한 건보공단 관계자는 "목표를 채우려면 본업을 제쳐놓고 전국 사업장을 돌아다녀야 할 판"이라며 "오는 15일까지 11만 건을 채우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직원 한 명당 하루 세 건씩 받아오라는 압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은 고용주들 입장에서 고용보헙 가입 등 까다로운 지원 요건을 갖춰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정부로부터의 지원은 한시적일 뿐더러 추후 해고를 하기도 까다롭기 때문에 섣불리 신청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일 실적 압박을 받고 있는 접수기관들은 서로 경쟁을 벌이다 보니 같은 사업장을 놓고 다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껏 접수해 실적을 올리려고 보니 다른 공단이 먼저 입력한 사례도 있었다"며 "제한된 신청 대상자를 놓고 3개 기관이 서로 뜯어먹기를 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폐해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3조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을 다 쓰기 위해서 연일 각 부처들을 압박하고 있어 요건이 안 되는 사업장까지 신청하는 등 일부에선 '도덕적 해이'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연금과 건보공단은 주무기관이 아닌데도 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매일 야근과 주말 근무가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급기야 이들은 인력과 예산을 늘려달라고 정부에 요구했지만 정부 관계자로부터 "일자리안정자금이 한시적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인력을 늘려줄 수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 기관들이 경쟁을 벌이면서 지원 요건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접수되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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