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포스코·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명단에 올라
야당 "신적폐 코드인사...내로남불 챔피언 정권답다" 비판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대기업 및 금융지주 사외(社外)이사 중 문재인.노무현 정부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다수 포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 대주주가 없는 기업들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1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KT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을 지낸 이강철 전 수석과 김대유 전 경제정책수석비서관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또 포스코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 중소기업청장,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성진 전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23일 사외이사 후보로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교수와 정구환 변호사를 포함시켰다. 선우 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같은 경기고 출신이고 1994년 논문을 공동 집필했다. 정구환 변호사도 경기고 출신이며, 노무현 정부 때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을 역임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박시환 전 대법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로, 좌파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초대 회장을 지냈다. 변호사 시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에 참여했다.

신한금융지주는 대법관을 지낸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박 전 대법관도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IBK기업은행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김정훈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전문위원을 포함시켰다.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는 지난 대선 때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후보를 공개 지지선언 했다.

한편 올해 20대 그룹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187명 중 74명이 정부기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선임돼야 하며, 정부나 정치로부터 독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13일 친여권 인사들이 금융기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신적폐 코드인사"라고 비판했다.

김성원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금융권 사외이사로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NH농협금융,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에서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에 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들, 청와대 인사와 인연이 있는 사람, 노무현 정부 인사 등이 후보로 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문재인 정부가 역시 '내로남불 챔피언' 정권답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지금의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매사 자중자애하고 스스로 조심하는 마음으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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