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의 회계원', 징역 4년 받고 복역 직전 사망

'아우슈비츠의 회계원' 오스카어 그뢰닝[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우슈비츠의 회계원' 오스카어 그뢰닝[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우슈비츠 회계원’으로 알려진 전직 나치 친위대원(SS) 오스카어 그뢰닝이 96세로 사망했다고 독일 하노버 검찰청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독일 검찰은 변호인으로부터 그뢰닝이 지난 9일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으며, 공식 사망진단서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AP통신에 전했다.

그뢰닝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 때 아우슈비츠 집단수용소의 경비원으로 일하며 유대인 30만 명의 학살을 방조한 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던 그뢰닝은 21세의 나이로 나치 무장 친위대에 자원입대했고, 1942년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아우슈비츠에서 2년여 동안 수용자들의 짐을 압수하고 금품의 액수를 계산해 베를린의 친위대 본부로 보내는 역할을 맡아 ‘아우슈비츠의 회계원’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당초 독일 법원이 나치 고위 간부들에게만 유대인 학살의 법적 책임을 물어 수십 년 동안 단죄를 피해온 그뢰닝은 2011년 자신과 비슷한 역할을 했던 나치 부역자 존 뎀야뉴크가 처음으로 기소되면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그뢰닝은 2015년 7월 뤼네부르크 지방법원에서 집단학살을 도운 혐의로 검찰 구형보다 6개월 늘어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고령을 이유로 들어 징역형이 생존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항소했으나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에서 4년형을 최종 확정 받았다.

그뢰닝은 헌재 결정 이후에도 선처 탄원서를 내 복역을 피했다. 결국 그는 감옥에서 하루도 살지 않고 죽음을 맞이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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