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美, 함부로 말 내뱉었다간 남조선이 당할 화까지 뒤집어쓸 것"
전날 미국, 북한이 남북 간 통신선 차단한데 대해 "실망...외교로 돌아오길 촉구" 표명
北, 사인리서 새 ICBM 실은 이동식발사차량 시험운행...美 "미사일 도발 주시"

 

북한 외무성이 11일 미국을 향해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남 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했다. 

권 국장은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면서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국장은 또 "북남 관계가 진전하는 기미를 보이면 그것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악화하는 것 같으면 걱정이나 하는 듯이 노죽을 부리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염증이 난다"면서 "미국의 그 '실망'을 지난 2년간 우리가 느끼는 환멸과 분노에 대비나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北, 사인리서 새 ICBM 실은 이동식발사차량 시험운행...美 "미사일 도발 주시"

북한이 최근 평안남도 평성 사인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조립·완성하고 시험 운행(test driving)을 하는 모습이 미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미 당국은 지난달 25∼27일 북한이 해당 ICBM을 장착한 뒤 TEL 시험운행을 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미 당국은 사인리에 현재 각각 4∼6개의 새 ICBM와 TEL이 있다는 진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인리는 지난달 초 새 ICBM이 조립 완성된 장소로(본보 5월 9일자 A6면 참조) 이후 ICBM와 TEL이 추가로 조립·완성됐다는 것이다. 사인리는 2017년 북한이 ICBM급으로 알려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곳이기도 하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속해온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일환이지만 ICBM과 TEL 모두 이곳에서 최근 조립·완성돼 보관 중이라는 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이 시험운행을 한 이유에 대해 기술적 점검, 군사 퍼레이드 장소로의 이동 준비 차원일 가능성과 함께 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북한은 ‘전략무기를 고도의 격동 상태로 둔다’고 밝혔고 이는 미국에 대한 도발을 시사한 것”이라며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또는 ICBM 도발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은 10일 통합당 긴급안보간담회에서 "우리는 현재 김정은 정권의 행태를 단편적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며 "하노이회담 결렬이후 지난해 4월 김정은 시정연설과 지난해 12월, 올 5월‘핵억제력 강화’에 방점을 둔 당 전원회의까지 일련의 과정을 전략적 연장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에게는 계획이 있었고, 지금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도발을 하기 위한 명분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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