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위상 강화, 김씨 일가에 권력 더욱 집중된 상황 보여줘”

2019년 6월 20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가운데)과 김영철 당 부위원장(오른쪽)이 집단체조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연합뉴스)
2019년 6월 20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가운데)과 김영철 당 부위원장(오른쪽)이 집단체조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연합뉴스)

북한이 드물게 최고지도자가 아닌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앞세워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김여정이 자신의 직함보다 훨씬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대규모 군중시위와 (매체의) 성명들은 김여정의 위상과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그가 북한 지도부 내에서 상당한 무게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 해군분석센터 CNA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김여정의 이 같은 위상 강화를 김정은의 의도된 권력 다지기로 평가했다고 VOA는 전했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이 방어태세를 굳히고 최고지도자를 둘러싼 지도부 역학관계를 재조정하기 시작했다”며 “지도부의 가장 내밀한 곳에서 김 씨 일가에 훨씬 더 큰 통제력을 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 김 연구원도 “김 씨 일가의 권력을 외부에서는 당연시하지만 북한 지도부 내에서 갈등이 있거나 김정은이 미약하게나마 스스로의 권력누수를 느끼거나 다른 가족에 권력을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면 지금 준비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혈통을 감안할 때 김여정을 유력한 권력승계 후보로 보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수 김 연구원은 “혈통이 다른 고려사항들을 모두 꺽어버린다”며 “김여정이 여성인 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고스 국장은 김여정이 실제로 권력을 승계할지 여부는 “그의 정치전략, 정권 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권력의 압박점 파악, 지휘와 통제 체제 장악 등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VOA에 “김여정의 위상 강화는 북한의 왕조정치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움직임이지만 그가 권력을 승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란코프 교수는 “김여정이 아마도 김정은의 형제자매 중 가장 신뢰를 받고 가장 능력이 있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이 김영주에게 했듯,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김경희-장성택 부부에게 했듯 똑같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10년에서 20년, 김정은의 자녀들이 장성할 때까지만 김여정이 강화된 위상을 누릴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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