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아들 하나은행 입사추천… 관행 운운하다 결국 자진사퇴 쪽으로...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했다. 자신의 행동을 관행이라고 주장하던 최 원장이 파문이 일어난지 3일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금감원은 12일 "최 원장이 사의를 밝혔다"며 "조만간 보도자료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원장은 대학동기 아들을 추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관행에 따른 것이고 채용과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의를 표명하는 날까지 최 원장은 금감원 직원들에게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 전반을 규명할 것"이라며 "본인은 채용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지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학동기의 아들을 하나은행 채용 과정에서 추천한 사실이 드러났다. 주간조선의 보도로 최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은 세상에 알려졌다.
주간조선에 따르면 연세대 경영학과 71학번인 최 원장은 자신의 대학동기이자 함께 골프모임을 즐기는 중소기업 사장 L씨 아들의 2013년 하나은행 채용에 개입했다.
최 원장은 주간조선의 보도에 대해 "하나은행 재직 당시 나의 인사 추천은 관행이었고 인사 부서에서 채용은 알아서 했고 나는 결코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역시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확실한 채용압력이 있었거나 불법적인 절차가 있어야만 업무방해죄로 연결될 수 있는데 최 원장의 경우는 다르다"고 말하며 최 원장을 감싸기 바빴다.
지난해 9월11일 취임한 최 원장은 6개월이라는 역대 금감원장 중 가장 짧은 시간 재임한 사례로 남게 됐다. 문재인 정부 첫 금감원장으로 '소비자 중심'의 금융감독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던 최 원장은 자신의 금융 철학을 펼치지도 못하고 채용비리에 연루돼 물러났다.
금감원은 앞으로 유광열 수석부원장 대행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내부 규정에 따라 공석인 금감원장 자리를 수석부원장이 대행한다"고 밝혔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