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미투와 사이비 미투를 구분할 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해"
"무차별적으로 사생활을 폭로하는 건 정치를 시궁창에 처박는 일"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피해 여성의 용기있는 폭로가 사이비 미투에 의해 오염되기 시작했다”며 “미투는 공인의 성적 추문이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미투를 오염시키는 언론을 경계할 때>라는 제목으로 "권력이 없는 사람의 미수행위, 여러 여성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것이 아니라 한 여성이 한 번 경험한 것은 미투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Me only일 뿐이다"라며 "익명에 기대 증거나 논리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사생활을 폭로하는 건 정치를 시궁창에 처박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계와 위력에 의한 상습적 성범행만이 폭로에 의해 국민적 공감을 얻는 미투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일부 언론은 미투와 사이비 미투를 구분할 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사회에 정작 미투가 필요한 곳은 지속적인 왜곡과 오보로 한 인간을 인격파탄으로 이끄는 일부 언론들"이라며 "자격 미달의 언론이 미투 운동을 좌지우지 하는 건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친여(親與)좌파 성향 인사들의 성적 추문이 일파만파 번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과 같은 코드의 조 교수가 이러한 글을 게시한 것과 관련해 우파나 현 야당 인사들이 문제가 됐더라도 같은 반응을 보였을까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조기숙 교수 페이스북 글
조기숙 교수 페이스북 게시글

조기숙 교수는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조교수는 동학농민운동을 촉발시킨 고부군수 조병갑의 증손녀라고 2006년 <월간조선> 11월호는 보도했다.

조 교수는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 방중 중 일어난 '한국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 "폭력을 써서라도 일단 막고 보는 게 경호원의 정당방위 아닐까요?"라고 주장해 논란을 불렀다가 사과하며 향후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일 한국 기자가 경호라인을 넘어 중국 경호원이 폭행한 것으로 진상이 밝혀진다면, 한국언론은 대통령 경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중국경호원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며 "경호원이 기자를 가장한 테러리스트인지 기자인지 어떻게 구분을 하겠어요. 폭력을 써서라도 일단 막고 보는 게 경호원의 정당방위 아닐까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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