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기집권 통과 투표장의 웃기는 ‘중국식 민주주의’
시진핑 장기집권 통과 투표장의 웃기는 ‘중국식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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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접지마라" 지시방송 두 차례 안내
99.8% 압도적 찬성률로 개헌안 통과
회의 시작 48분만에 개표 끝마쳐 '속전속결'
지난 11일 제5차 개헌안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제공]
지난 11일 제5차 개헌안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제공]

지난 11일 오후 3시48분께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회의장에서 실시된 제13차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의 제5차 개헌안이 2958명 찬성, 2명 반대, 3명 기권, 1명 무효, 결석(缺席) 16인으로 통과됐다.

찬성률은 99.8%. 지난 2004년 4차 개헌안이 찬성 2863표, 반대 10표, 기권 17표 99.1% 찬성률로 통과한 것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지지속에 통과된 것이다. 회의장 앞에 설치된 전광판에 개헌안 통과가 나오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만면에 미소를 띠며 박수를 쳤다.

이번 투표는 2964명이 참여한 전체회의가 시작된 지(오후 3시) 48분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기표가 시작된 뒤로는 32분 만에, 개표가 시작된 뒤로는 12분 만에 진행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통과는 확실했고 찬성표가 몇 표인지 보는 데만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번 투표는 ‘100% 찬성’결과가 나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반대와 기권 표를 끼워 넣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 주석도 찬성표?' 시진핑 주석이 용지 좌측에 표기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시 주석도 찬성표?' 시진핑 주석이 용지 좌측에 표기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개헌안 투표용지 (좌측부터 찬성, 반대, 기권) [AP=연합뉴스]
개헌안 투표용지 (좌측부터 찬성, 반대, 기권) [AP=연합뉴스]

이번 투표는 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투표 전날 설명이 된 바 있다. 그러나 비밀이 보장되는 별도의 기표소도 없이 커다란 회의장 28곳에 분산된 투표함에 대표들이 직접 투표를 하게 해 사실상 공개투표였다. 또 회의 시작 20분 전 방송으로 “투표용지를 접지 말고, 훼손하지 말고, 젖게 하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두 차례나 나왔다. 그러면서 “투표용지 면이 보이도록 똑바로 세워서 투표함에 넣으라”는 지시도 나왔다. 투표용지 뒷면의 찬성, 반대, 기권란 사이 간격은 손바닥 하나로 가리기에는 지나치게 거리가 멀었다. 투표는 참석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투표용지에 기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험 때 OMR(광학 마크 판독기) 답안지에 마크를 하듯이 배부된 펜을 받아 표기했다. 인민대표들은 A4용지 크기의 투표용지를 빳빳이 세우고 회의장에 설치된 28곳 투표함으로 가져가 직각으로 집어넣어 투표를 완료했다.

투표하는 인민대표 모습 [중국 신랑망 캡처]
투표하는 인민대표 모습 [중국 신랑망 캡처]

투표용지를 받는 것과 투표는 서열 순으로 진행됐다. 오후 3시 24분께 시 주석이 제일 먼저 투표용지를 앞으로 내보이며 투표했다. 시 주석이 찬성에 표기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박수소리와 함께 시 주석이 투표를 끝내자 나머지 6명의 상무위원이 투표했다. 투표용지에는 소수민족 대표들을 배려해 중국어뿐 아니라 소수민족 언어 7개도 같이 있었다. 중국은 당초 기표 장면을 기자들에게 비공개로 하려 했으나 기자들이 퇴장하는 동안 기표가 끝나는 바람에 흐지부지됐다.

이번 개헌안 통과로 ‘국가주석, 국가부주석의 2연임 초과 금지’ 조항이 36년 만에 삭제돼 시 주석은 2023년 이후로의 3연임, 혹은 종신 집권도 가능해 졌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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