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무덤인 108호 묘의 상태...유례 없을 정도로 도굴 및 훼손 흔적 발견되지 않아
북방대륙계와 왜계 유물 출토...금관가야의 국제적 교류 범위 보여줘

사진=연합뉴스

경남 김해시 사적 제341호 대성동고분군에서 귀족 무덤이 발굴됐다. 도굴 흔적이 없는 무덤이라 학계에서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3일 김해 대성동고분군박물관은 나무관을 넣어 흙은 덮은 108호 목관(木棺) 묘와 나무판으로 공간을 만든 목곽(木槨) 묘, 항아리 형태 토기와 시신을 함께 매장한 옹관(甕棺)묘 등 70여개 무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덤 내부에서는 청동으로 된 장신구 등 다양한 유물들이 발견됐다.

특히 이번 108호 묘의 상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도굴 및 훼손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박물관 측은 “가야 무덤 90%가 일제 강점기부터 도굴됐는데 108호 묘는 유구 어깨선 일부만 훼손되고 내부는 온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측은 무덤 축조 시기에 대해 출토 유물 등을 놓고 봤을 때 4세기 초엽일 것으로 추정했다. 108호 묘의 크기는 길이 494㎝, 너비 346㎝, 깊이 60㎝ 정도다. 가까운 시기 목관묘인 대성동 91호에 비해서도 작은 편이다.

108호 묘에서는 북방대륙계 유물로 설명되는 청동 그릇과 왜계 유물인 통형동기, 청동 화살촉 등이 출토됐다. 이는 금관가야의 국제적 위상과 교역 활동이 폭넓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발굴된 큰 칼 등 무기와 옥으로 된 목걸이 등은 무덤 주인이 여성 장군 또는 귀족 무사이거나 부부 합장묘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물관 측은 108호 묘에서 목곽에 옻칠을 한 칠기 흔적과 내부 문양도 출토됐다면서 “가야 무덤에서는 최초”라고 밝혔다. 발굴 관계자는 “가야 무덤 중 문양이 새겨진 칠기 흔적 발굴로 가야사 연구는 물론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해 대성동고분군박물관은 문화재청 지원을 받아 지난해 12월 9일부터 박물관 북동쪽 평지 3천700㎡를 발굴조사 중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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