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명숙 개인계좌 모금에 "1,000만 원 초과분 전액 기부자들에게 다시 돌려주라" 압박
미래대안행동, '예기치 못한 상황' 해명하며 기부금 모집 지자체 허가 조속 처리 요청
서울시, 등록 신청 조속 처리 불가와 함께 모금 행위 '불법' 통보
여명숙 "윤미향이 개인계좌로 걷었을 때는 뭐했나?" 비판...행안부에 협조 공문보낼 예정
서울시, 윤미향 개인계좌에 위안부 할머니 장례비 1억 넘게 모일 때 관리감독 안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2년 7월 1일 오전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여성주간 개막행사에서 윤미향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대표에게 서울시 여성상 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전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개인명의 계좌로 모금한 행위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이 소홀했던 서울시가 최근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장의 모금 활동에는 칼을 빼들었다. 법리적 검토 이후 고발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펜앤드마이크 취재 결과 서울시 사회협력팀은 지난 22일 여명숙 전 위원장이 속한 시민단체 미래대안행동에 관할 광역자치단체 등록없이 1,000만 원 이상을 모금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며 두 차례에 걸쳐 후속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했다.

미래대안행동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날 “개인 또는 단체가 관할 지자체로부터 모금 허가를 받지 않고 개인계좌로 1,000만 원 이상의 기부금을 걷는 행위는 현행법상 불법이며 징역3년 이하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라고 경고하며 1,000만 원 초과분 전액을 기부자들에게 다시 돌려주라고 지시했다.

미래대안행동은 서울시에 “단 한시간만에 기부금이 1,000만 원을 넘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현실적 대처가 미비한 부분이 있었다”며 기부금 모집 등록 신청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호소했으나 끝내 거절당했다.

미래대안행동은 지난 18일 위안부 할머니들을 긴급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 모집용 계좌를 개설했다. 여 전 위원장은 다음날인 19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개수작TV'를 통해 해당 계좌를 공개했다. 삽시간에 기부금이 모이자 미래대안행동은 20일 서울시에 기부금 모집 등록 신청을 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미래대안행동의 조속한 등록 진행 요청에도 불구하고 행정적으로 어렵다는 답변과 함께 해당 모금 행위가 불법이라고 통보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2일 일부 언론에 “유튜브 등에 계좌를 밝힌 것이 공개적으로 모집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위반 사안이라면 고발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대안행동은 행정안전부에 서울시의 이같은 행정처리 문제를 지적하며 “할머니들에게 기부금이 문제없이 지원될 수 있도록 기부금 관련 법적 불일치 사항에 대한 행정적 해소가 시급하다”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여 전 위원장은 23일 펜앤드마이크에 “윤 당선자가 정의연 대표 시절 개인계좌로 여러 차례 모금 행위를 한 데 대해선 서울시가 어떻게 했는지 묻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 여명숙 개수작TV 화면 캡처

윤 당선자는 지난해 1월 故김복동 할머니 장례비를 개인계좌로 모금했다. 친노 인사인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문성근 전 노무현재단 이사 등이 윤 당선자의 개인계좌를 후원계좌로 홍보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홍보해준 윤 당선자의 국민은행 계좌는 금액 사용처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윤 당선자는 최근 언론에 해당계좌로 후원금 1억2,707만 원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조의금과 여성가족부 지원금 등을 합쳐 총 2억2,726만 원이 모였고, 이중 9,703만 원 가량을 장례비로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잔액인 1억3,000만 원의 용처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다가 최근 논란에서 일부 언론을 통해 좌파성향 시민단체 등에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 SNS 캡처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이 당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1,000만 원 이상을 모금할 때 미리 행정안전부 및 관할 지자체에 모집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은 기부금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시가 윤 당선인의 모금 활동에는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가 이번 여 전 위원장의 모금 활동에는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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