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전 앵커 입당식에서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 조명기구 창고에서 대기 상태로 지내와"
박상후 MBC 부국장 "창고에다가 사무실이라고 종이로 써붙이면 사무실이 되는 모양"

배현진 전 앵커가 퇴사 직전까지 머무르던 MBC 사무공간
배현진 전 앵커가 퇴사 직전까지 머무르던 MBC 사무공간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앵커가 퇴사 직전까지 업무에서 배제된 채 조명기구 창고에서 대기상태로 지내왔다고 밝혀 이에 MBC가 책상 위에 전화만 있고 컴퓨터는 없는 배현진 전 앵커가 퇴사 직전까지 머물던 공간을 공개했다.

이날 배현진 전 앵커는 자유한국당 입당식에서 "안타깝게도 (파업)이후 저는 인격적으로 몹시 모독감을 느낄만한 각종 음해와 공격을 계속 받아왔고, 약 석 달 전 정식 통보도 받지 못한 채 8년 가까이 진행해 온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해야 했다"며 "그 뒤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 회사 모처의 조명기구 창고에서 대기 상태로 지내왔다"고 말했다.

MBC가 제공한 조명UPS실 사진
MBC가 제공한 조명UPS실 사진

이에 배현진 전 앵커와 같이 해당 조명기구 창고로 발령을 받았던 박상후 MBC 부국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해당 공간 사진, 사진에 대한 설명글과 함께 배 전 앵커에 대한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박상후 부국장이 게재한 사진에는 '조명UPS실'이라는 정식 팻말이 붙어있는 채 문에는 A4용지에 '보도본부 사무실'이라고 쓰여있다. 배 전 앵커의 자리에는 컴퓨터는 없고 전화 한 대만 놓여있었다.

박 부국장은 해당 공간을 "사람이 상주하는 사무공간이 아니었다"고  설명하며 "MBC 사측이 제공한 사진 받아 기사를 쓴 매체들은 “MBC에 따르면 사무실 바깥 복도에 조명이 쌓여 있기는 하지만 배현진의 주장대로 ‘창고’가 아닌 사무실이라는 설명이다.”라고 적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자가 올린 사진에 보면 “조명UPS실”이란 원래의 정식 팻말이 붙어 있다. 조명UPS실의 실(室)이 사무실의 실과 동일한 한자라서 창고가 아닌 사무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창고에다가 사무실이라고 종이로 써붙이면 사무실이 되는 모양이다"라고 지적하며 "사측이 주장하는 ‘보도본부 사무실(?)’은 파업에 불참한 배현진 전 앵커가 밝힌 “대한민국을 일궈온 가장 중요한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파탄위기에 놓여있지 않나 하는 걱정과 우려”를 그대로 반증하고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좌)'조명UPS실' 팻말이 붙어 있는 해당 공간(중)배 전 앵커의 자리(우)'조명UPS실'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러볼과 기구들
(좌)'조명UPS실' 팻말이 붙어 있는 창고 (중)배 전 앵커의 자리 (우)'조명UPS실'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러볼과 기구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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