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출범 앞두고 檢 칼끝 무뎌지나...검찰개혁위 “특수-공안보다 형사부 중심 인사하라” 권고
공수처 출범 앞두고 檢 칼끝 무뎌지나...검찰개혁위 “특수-공안보다 형사부 중심 인사하라”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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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위, ‘검찰의 꽃’ 특수·공안 비중 줄이고 형사부에 힘 싣는 권고안 발표
檢 내부 “실력·능력 검증된 특수·공안 검사 대한 역차별...권력형비리 수사 견제하나”
형사부 키우려는 秋 장관 의중에 맞는 권고안 내용...사전 교감 의혹도
‘검찰총장 의견 청취’ 문구 삭제...檢 인사는 이제 법무부 입맛대로
올 하반기 검찰 인사가 진행될 시 윤석열 검찰 총장(左)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힘겨루기가 재연될 전망이다./연합뉴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사장 등 기관장에 공안·특수통의 비중을 줄이고 형사부 중심으로 임명하라고 권고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특수부의 힘을 빼면서 권력형비리를 수사하는 반부패·사정 기능을 전반적으로 저하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는 7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되는 시기에 맞춰 검찰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에 앞서 검찰 조직을 법무부 입맛에 맞게 가다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의 꽃’ 특수부 비중 줄여...공수처 출범 앞두고 檢 힘빼기 돌입>

개혁위는 18일 ‘검찰권의 공정한 행사를 위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을 심의·의결한 뒤 18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특수·공안·기획 분야의 독점을 해소하고, 형사·공판부를 검찰 중심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게 내용의 핵심이다. 세부적으로는 형사·공판부 부장에 해당 경력이 2/3 이상인 검사를 보임토록 하고, 형사·공판부를 감독하는 1차장 검사도 이 요건을 갖춘 검사를 임용해야 한다고 돼 있다. 아울러 검사장 및 지청장 역시 형사·공판부 경력 검사를 3/5 이상 임용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면서 차기 검찰 인사부터 해당 권고안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秋 장관 의중과 맞아떨어지는 권고안 내용...사전 교감 의혹도>

이와 관련, 검찰의 중추인 특수·공안 라인을 갑자기 축소하는 것은 그 이면에 검찰 힘 빼기 의도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수·공안은 검사들에게 ‘검찰의 꽃’으로 선망되는 부서다. 검사가 독자적으로 범죄를 수사하는 ‘인지 수사’가 가능하다. 반면 형사부는 고발장이 접수되거나 경찰 송치 사건을 다루게 돼 조직 내 비중이 약한 편이다. 이에 따라 초임 시절부터 실력과 능력을 검증받은 검사들이 특수·공안에 배치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부서 간 균형을 맞추는 취지는 좋지만 이걸 갑자기 바꾼다고 하면 오히려 특수·공안 검사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당장 다음 인사부터 권고를 따르라는 것은 사실상 특수부 라인을 내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권고안을 통해 공수처 출범과 수사권 조정 등 굵직한 현안이 시행되는 7월을 앞두고, 검찰 조직을 축소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형사부 부장검사 8명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고, 이틀 뒤 페이스북에 “특수통 등 엘리트를 중시해 온 검찰조직 문화에서 형사부는 굵직한 사건이 아니다 보니 주목받지 못해 포상, 표창에서 밀렸다. 복무평가제도가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글을 썼다. 개혁위가 이번에 강조한 ‘형사부 중심의 인사’와 겹치는 부분이다. 추 장관과 개혁위가 교감해 권고안의 틀과 내용을 손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개혁위는 “마침 추 장관이 형사부장들과 모임을 가졌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권고안과는 관계없다”며 “자체적으로 주제를 선정하고 장기간 논의한 결과를 오늘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총장 의견 청취’ 문구 삭제...檢 인사는 이제 법무부 입맛대로>

한편 개혁위는 이번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검사 임명 과정에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한 검찰청법 문구를 슬그머니 삭제하기도 했다. 반면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는 내용은 남겨뒀다. 추 장관이 검사장을 제청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그 부분에 달리 의견을 낼 여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 1월 초 이뤄진 검찰 고위 인사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이 부분에서 한 차례 충돌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이른바 ‘윤석열 최측근’을 전부 수사권이 없는 한직으로 좌천시키거나 지방으로 발령했는데, 검찰청법에 따른 ‘총장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조항을 무시하고 인사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추 장관은 “제가 (검찰청법을) 위반한 게 아니라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검찰청은 법무부로부터 인사안을 받아보지 못한 상태에서 검찰총장이 의견을 내는 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다음 인사부터 즉시 시행하라는 전제로 발표된 이번 권고안에 따르면, 올 초 빚어졌던 두 사람의 힘겨루기는 하반기 인사에서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개혁위는 또 검사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삼지 못하도록 전보인사를 최소화하는 개선안을 제시했다. 지방 소재 검찰청 근무를 희망하는 검사에 한해, 해당 지검 관내 검찰청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서울·수도권 소재 검찰청 근무를 희망하는 검사는 수요가 부족한 지방 검찰청에 일정 기간 근무하면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지방 근무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전국 검찰청을 생활권 중심으로 권역을 나누고, 동일 검찰청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필요 시 일정 권역 내 전보인사를 하는 취지의 ‘권역검사제’ 도입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검찰인사위원회 정례화를 통한 견제 기능 강화 ▶경력검사 단독검사제 도입 및 직급 승진제도 폐지 등이 언급됐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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