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소프트뱅크 이사 맡아온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역대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는 18일(현지시간) 올해 1~3월 적자가 1조4381억엔(약 16조500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1271억엔)과 비교해 적자 규모가 11배로 늘었다.

현지 언론은 이에 대해 일본 기업의 분기 적자액으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도쿄전력 홀딩스의 1~3월 적자 1조3872억엔을 넘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2018회계연도엔 1조4111억엔 흑자를 기록했으나, 2019회계연도(2019.4~2020.3)엔 9615억엔(약 11조원) 적자로 돌아섰다. 소프트뱅크가 회계연도 기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5년 만이며, 적자액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게 된 이유는 거액 펀드를 통한 투자 사업에서 약 1조9000억엔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소프트뱅크가 코로나19 사태로 운용액이 10조엔에 달하는 '비전펀드'의 손실이 막대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유 사무실 업체인 위워크 투자 손실과 출자 기업인 위성통신 벤처기업의 파산 등도 소프트뱅크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경영 위기에 몰리자 소프트뱅크는 손정의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알려진 미국 통신사업에서도 물러설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가 미국 3위 통신사 T모바일의 보유지분을 최대주주인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에 전량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모바일의 시가총액은 1200억달러(약 148조원)에 달하며, 4위 통신사 스프린트 대주주였던 소프트뱅크는 T모바일 지분 약 25%를 보유 중이다. 지난달 초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이 완료되면서 합병법인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WSJ의 분석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의 T모바일 지분율은 50%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향후 1년에 걸쳐 최대 4조5000억엔(약 51조79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10년 넘게 소프트뱅크 이사를 맡아온 중국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은 소프트뱅크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마윈은 작년 9월 알리바바 회장에서 물러난데 이어 소프트뱅크그룹에서도 손을 떼게 된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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