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 두 달 간 최소 5차례에 對北제재 이행 거듭 강조
“미국은 핵 협상 진전이루고 싶지만 책임은 김정은에게 있다는 메시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연합뉴스)

미국정부는 북한에 압박을 유지하면서 비핵화 협상 재개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일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겐 임무가 있다”며 “(북한의) 책임자가 누구든 핵 프로그램은 그들에게 최선의 이익이 아니며 그들은 비핵화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 속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임무는 여전이 같다”며 “2018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북한 비핵화’ 약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고 했다.

VOA에 따르면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도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며 미국의 대화 지속 의지를 재확인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미국은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약속을 이행하는데 전념하고 있고 북한과 다시 마주 앉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은 코로나 국면 속에서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하지는 않지만 기존 제재를 거듭 강조하며 대북 압박을 유지하고 있다고 VOA는 설명했다.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지난 14일 북한의 불법 해상 활동과 관련한 해상 제재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보다 하루 전인 13일에는 재무부가 대북제재 대상과의 거래 금지 규정을 환기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국무부는 미국의 대테러 노력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로 북한을 재지정했다.

지난달에는 국무부와 재무부 등 연방 4개 부처가 합동으로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했다. 또한 대북제재 위반 시 제3자 금융 제재를 부과하는 ‘웜비어법’의 시행을 알리는 제재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처럼 지난 두 달 간 미국은 최소 5차례에 걸쳐 대북 제재 이행을 거듭 강조하며 주의를 환기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15일 VOA에 “미국은 핵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고 싶지만 책임은 김정은에게 있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미국과 한국, 국제사회는 북한의 동을 용인할 수 없으며, 김정은이 올바른 전략적 결정을 내릴 때까지 제재는 완전히 시행될 것이라는 메시지라는 설명이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현명하게도 싱가포르 선언에 표현된 목표를 발전시키는 최고의 방법에 관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문을 열어놓고 있다”며 “북한이 관여할 때까지 압박을 유지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의 접근 방식에는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 조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CNI) 한국담당 국장은 VOA에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 국면에서 북한과 관련해 관망 태세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적어도 당분간 북한과의 현 상태를 유지하기를 원하며 이는 북한의 핵무가 혹은 장거리 미사일 실험 중단을 의미한다”고 했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은 민주당이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 실패의 증거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김정은이 당분간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유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북한에 누가 더 강한지 보여줘야 하기 떄문에 북한이 이러한 ‘고강도’ 무력도발을 할 경우 지난 2017년보다 훨씬 끔찍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오는 10월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 위협을 낮추는 이른바 ‘스몰 딜’을 막판에 할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정치적 자본을 낭비하는 위험을 감수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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