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여객 횡령 사건은 재무이사가 다했다”는 김봉현에 배신감 느끼고 반박하려는 듯
중국, 동남아 전전하며 탈주극 벌여...수배 중에도 칭다오 한인체육대회 참가하기도

라임 사태의 핵심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라임 사태의 핵심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공모해 수원여객 회삿돈을 횡령하고 해외로 달아났던 공범이 캄보디아에서 경찰에 자수했다.

15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1월 괌으로 도주했던 김모(42)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가 지난 12일 캄보디아 이민청을 통해 자수했다. 작년 초 횡령 사건이 발생한 뒤 그는 해외로 도피해 미국 괌과 베트남·캄보디아·중국 등지를 전전해왔다.

김씨는 종적을 감추는 데 성공했지만, 최근 김 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 핵심 피의자들이 검거되자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전 회장이 체포된 뒤 검·경 조사에서 “수원여객 횡령 건은 김씨가 주도적으로 했다. 나는 그럴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도 자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말고도 라임 자금을 이용해 여러 회사를 무자본 인수합병(M&A)하고, 최대 1000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수원여객 횡령 한 건에만 연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횡령 주범으로 자신을 지목하면서 빠져나가려고 하자 결국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검찰은 수원여객 자금 241억원의 구체적인 행방도 곧 알게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수원여객은 김 회장 등이 돈을 빼돌리기 전 A회사에 인수됐는데, 이 회사는 라임으로부터 수원여객 인수 자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전 라임 부사장은 ‘A회사에 김씨를 재무이사로 임명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회사 인수를 명목으로 수원여객에 라임 자금을 빼돌리고, 이후 그 자금을 세 명이 각자 나눠 갖는 ‘설계’를 한 것이다. 검찰은 이 같은 수법을 통해 라임 자금이 또 빠져나간 사례가 없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자수한 김씨는 미국 괌과 중국, 동남아를 오가며 탈주극을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인터폴에 수배됐음에도 중국 칭다오에서 한인체육대회에 버젓이 참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권이 무효화됐음에도 이같이 도피한 정황을 두고 여권 위조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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