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합당'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줄다리기

 

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조속한 합당'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각자 유리한 합당 조건을 위해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미래한국당이 절차적 이유를 들어 한 발 뺄 조짐을 보이자 통합당이 이달 안에 최대한 서두르자며 쐐기를 박는 분위기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합당의) 법적 절차가 있고 구성원의 의견을 모으는 일이 필요하다. 민주정당인 만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한국당 당선인 총회에서 "통합당의 지도부 공백상태가 의도치 않게 길어졌다"는 점도 지연 배경으로 꼽았다.

합당 시기와 관련해선 자신의 임기가 이달 29일 끝난다면서 "그 전에 하면 좋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선 그 이후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래한국당은 합당이 5월을 넘길 수 있다고 보고,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원 대표의 임기를 '합당 시까지'로 연장하는 안을 의결하려 했다. 그러나 당선인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는 반발에 부딪혀 보류됐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의 모습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합당 시기를 되도록 늦추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전국위원회만 하면 된다. 저쪽도 당헌·당규상 최고위만 하면 된다. 우리는 준비가 다 돼 있다. 저쪽이 빨리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합당은 김상훈·이양수 의원이 합당 수임기구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미래한국당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합당 형태를 놓고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원 대표는 합당 형태에 대해서도 '흡수통합'이 아닌 동등한 지위에서의 '당대당 통합'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대당 통합은 합당 이후 지도부 구성에서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 합당 과정에서 미래한국당이 일정한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무조건 즉시 합당이 바람직하다"고 잘라 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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